우울증 환자 4년새 2배 증가에도 정신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말레이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기자|2024/05/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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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더스타 등 현지매체가 인용한 '2023년 국민건강 및 이환율 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 중 우울증 질환자는 2023년 약 100만명으로 2019년에 기록한 약 50만명보다 두 배가량의 증가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우울증 환자가 연간 100만명을 넘는 상황에서 정신과 의사 수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말레이시아 의사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말레이시아 인구 10만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0.52명으로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기준(10만명당 1명)의 절반에 불과했다.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이유는 의대생들 사이에 퍼진 정신과 기피 현상 때문이다. 앤드류 모한라지 말레이시아 정신건강협회 회장은 "정신과 전문의를 '정신 나간 의사(doktor gila)'로 여기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걱정이 커서 정신과 전공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지난 2021년에 장학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보건부는 2015년 46명이었던 정신건강의학 분야 장학정책 모집 대상을 57명으로 늘렸고, 정신건강의학 부전공 프로그램 장학정책 정원도 2016년 2명에서 2021년 13명으로 확대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우울증 환자 증가세 대책으로 심리학자가 정신건강의학을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심리학자법(Psychologist Act)'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심리학회는 "2018년 기준 등록된 심리학자는 400명으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일상적 상담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민간 심리상담사 등 무자격·비전문적 상담 행위를 제재할 수 있도록 심리학자 역할과 진료 영역 등 기준도 정해야만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