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광희, 尹 대통령 축하난 거부…‘채상병’ 언급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줄줄이 공개 "거절"
"그래도 국가 원수인데…보수 당에선 전례없어"

유제니 기자|2024/05/31 17:14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앞에 버려진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익명의 제보자
초선의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당선 축하 난을 거절하고 의원실 앞에 이를 내다놨다.

이 의원은 난을 의원실 문 밖에 내다놓고 A4 용지에 "채수근 상병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거부한 당신의 난을 거부합니다. 국회의원 이광희"라고 썼다.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 개원 이튿날인 이날 여야 신임 의원 300명 전원에게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난을 보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이어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이날 오전부터 줄줄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난을 거절했다.

조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해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도 '버립니다'라고 쓴 메모장을 붙여 난을 밖에 내다놨다.

차규근 의원은 난에 달린 리본에서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쓰인 부분을 가위로 잘라낸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하는 그분은 싹둑 잘라 거부하고,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소중한 난은 잘 키우겠다"고 했다.

박은정 의원은 "난은 죄가 없다"며 비꼬기도 했다. 박 의원은 "잘 키워서 윤 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 난으로 대통령실에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축하 난에 화답을 표한 의원도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난에 물을 주는 사진과 함께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야당과 적극적인 협치를 부탁드린다"고 썼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던 2020년 6월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축하 난과 메시지를 보냈지만, 보수당에서 난을 버린 사례는 없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아무리 그래도 국가 원수"라며 "보수 당에서는 그런 전례가 없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