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제조기·삼륜 화물차…예비문화유산 공모 접수
국가유산청 공모에 361건 신청
전혜원 기자|2024/06/04 09:54
|
지난달 열린 공모전에는 과거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포함해 산업·문화예술 등 다양한 유산이 접수됐다. 그중에는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서 축목(성냥개비)에 초(파라핀)와 두약(화약)을 찍고 건조해 만들었던 자동 성냥 제조기도 있었다. 1982년 제작된 이 기기는 전국에 유일하게 남은 근현대 성냥 제조업 관련 산업 유산으로 꼽힌다.
'연탄 배달차'로 불렸던 삼륜 화물차도 예비문화유산 공모에 참여했다.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 모델로, 자영업자나 용달회사 등에서 주로 사용한 화물차다. 현재 국내에는 1대가 남아있다.
예비문화유산은 제작되거나 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선정·관리하는 제도로, 9월 15일부터 새롭게 도입된다. 국가유산청은 공모를 통해 접수한 문화유산을 조사한 뒤 각 분야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그동안 50년이 경과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은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전에 멸실·훼손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어렵고 국민과 그 가치를 공유하는데 제약이 많았다"면서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가치 있는 미래유산의 멸실을 방지하고 더욱 폭넓게 보존·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정착되면 전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케이팝(K-pop), 케이무비(K-movie), e스포츠 등 음악, 영화, 체육 분야 상징적 유산들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