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후광효과 통했나”…후속 분양 단지 ‘흥행 릴레이’

청약통장 몰리고, 조기 '완판' 잇따라
'에코시티 더샵4차' 1순위 청약 6.8만명 몰려…올해 최다
인근 1~3차 2070가구 준공…입지 등 상품성 검증
청약시장 침체 불구…충남 아산·경기 안산서 조기 완판

전원준 기자|2024/06/06 16:22
전북 전주시 '에코시티 더샵4차' 아파트 투시도./포스코이앤씨
한 지역에서 이른바 'N차' 방식으로 연이어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이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만 개에 달하는 주택 청약통장이 몰리거나 정당계약(최초 청약 당첨자가 실제 계약을 체결하는 것) 시작 이후 단기간에 '완판'(100% 분양 완료)하는 후속 분양 단지가 적지 않다.

앞서 성공적으로 분양 혹은 입주를 마친 단지와 마찬가지로 후속 분양 단지 역시 생활 인프라·교통·입지·분양가 등 상품성이 양호할 것이란 인식이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브랜드 타운 형성에 따른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에 들어서는 '에코시티 더샵 4차' 아파트는 지난 4일 354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6만7687명의 신청자를 받았다. 이는 올해 1순위 청약을 받은 아파트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이 단지가 서울이 아닌 지방에 위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란 게 업계 평가다.
시장에선 이번 흥행을 두고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에 분양한 단지 인근에 이미 에코시티 더샵 1~3차 아파트가 2070가구 규모로 조성돼 있다"며 "지역 내 더샵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높기 때문에 많은 청약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 역시 매력 요소로 꼽힌다. 에코시티 더샵 4차 전용면적 84㎡형 분양가는 최고 4억3790만원으로, 인근 동일 브랜드 단지 매매가격과 비교해 최대 1억원 이상 낮다. 이렇다 보니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도 본청약 이전 사이버 견본주택만을 운영하며 흥행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통상 분양성이 뛰어나 비교적 홍보 필요성이 적은 단지의 경우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견본주택을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곤 한다.

앞서 타 지역에서 후속 분양된 단지들에서도 조기 완판 사례가 적잖게 나왔다.

충남 아산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2차' 아파트는 지난달 7일 612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1만8602개의 청약통장을 받아 30.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같은 달 27일 정당계약을 시작한 후 2주도 채 되지 않아 모든 물량을 털어냈다. 지난 1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1차 아파트가 3만3969명의 신청자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곧 분양을 앞둔 3차 아파트도 흥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기 안산시 '포레나 안산고잔 2차' 아파트 역시 지난 3월 92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980명의 신청자를 받아 1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달 31일 정당계약을 시작한 이후 일주일 만에 집주인을 모두 구했다. 이 단지와 맞붙어 있는 1차 아파트는 2021년 분양 당시 19.3대 1의 양호한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서 릴레이로 공급되는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단지의 경우 수요자에게 상품성이 양호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분양 단지보다 인기가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