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80대 여성 차량이 어린이 무리와 정면충돌…‘고령운전’ 논란 재점화
8~11세 어린이 12명 덮쳐 7명 부상
83세 운전자 알코올·마약 성분 미검출
임유정 파리 통신원 기자|2024/06/06 16:31
|
5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앙은 이날 오전 10시경 현지 서부 라로셸에서 83세 여성이 차량을 몰아 자전거를 타고 있던 12명의 어린이 무리를 덮쳤다고 보도했다. 이 어린이들은 학교 수업이 없는 이날 여가 센터에서 야외활동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라로셸 시청에 따르면 8~11세인 이들은 헬멧과 반사 조끼를 착용한 채 자전거를 타고 있었으며 자전거를 타고 야외 활동을 하는 것에 익숙했다. 당시 자전거를 몰고 여가 센터 근처의 공원으로 향하던 중이었고 여가 센터 지도자 2명이 동행했다.
이 사고로 아이들 12명 중 7명이 다쳤으며 그 중 3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위급했던 여자 아이 1명은 헬기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라헤즈에 따르면 아이들은 병원에 이송된 후 안정을 찾았다.
이후 사고 가해자인 차량 운전자 대상 검사에서 알코올 및 마약 성분이 검출되진 않았다. 그가 차량을 잘못 몰았던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해자는 현재 건강상 이유로 입원해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그의 건강 상태가 나아지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며 목격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프랑스에선 고령자 운전 논란의 불씨가 재점화됐다. 프랑스에선 이미 도로 위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인 고령자 운전에 대해 여러 차례 논란이 일었다.
사고 당시 차량을 가까스로 피한 어린이의 아버지는 RMC와의 인터뷰에서 "83세의 운전자가 여전히 운전할 수 있는 능력과 충분한 반사 신경을 가졌다고 생각하나"고 비판했다.
지난 2월 유럽의회에서 운전면허증의 '평생 유효' 자격을 박탈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실시하고 르파리지앙이 보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고령 운전자들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응답자 중 59%가 '전체 운전자를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실시해야 한다'에 동의했다.
유럽 국가 중 프랑스, 독일, 폴란드에서 취득한 운전면허증은 평생 유효하다. 타 유럽국은 면허증의 유효에 조금 더 까다로운 편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에선 75세가 넘는 운전자는 5년마다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