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빈곤으로 돌아간 ‘쿠데타’ 미얀마, 세계은행 “회복기미 無”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24/06/13 15:47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직후인 2021년 3월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든 양곤 시민들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은행이 군부 쿠데타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미얀마 경제가 빈곤율이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전날 미얀마 경제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경제는 계속해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갈등·거시경제 불안정과 혼란으로 인해 생산이 제한돼 성장은 계속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미얀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 3월까지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 기간 예상 성장률을 2%로 잡았던 것을 하향한 것이다. 물가 상승·노동력 부족·통화가치 하락·전력 부족 등으로 인해 미얀마에서의 사업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해 말 이후부터 미얀마 통화인 짯은 달러 대비 가치가 20% 떨어졌고 물가상승률은 26.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6개월 동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수입은 20% 감소했다. 쿠데타 이후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과의 충돌로 육로를 통한 국경 무역과 국내 상품 이동이 제한된 점도 경제에 큰 악재다. 설상가상으로 군부가 올해 초 징집법을 시행하며 젊은이들이 도시를 떠나 농촌과 해외로 도피함에 따라 노동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은행은 미얀마 인구 3분의 1이 빈곤층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빈곤의 정도와 그 심각성은 더욱 악화했다"고 짚었다. 올해 초 기준 미얀마의 빈곤율은 32.1%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5년 하반기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지난 10년 간의 빈곤 탈출 노력을 고스란히 날린 셈이다. 세계은행은 이것이 "지난 6년 중 어느 때보다도 빈곤이 고착화 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얀마 내 빈곤 인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과 비교하면 700만명이 증가했다. 2021년 군부 쿠데타가 발발하며 300만명 이상의 난민도 발생했다.

마리암 셔먼 세계은행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담당 국장은 "경제 전망은 여전히 매우 희미하며 단기·중기적으로 미얀마 가계엔 회복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킴 에드워즈 선임연구원 역시 "장기적으로 보건·교육에 대한 가계 소비 감소, 고용·일자리 질 하락, 해외 이주 증가로 인해 미얀마의 미래 성장과 개발 잠재력이 훼손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