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줄고 지원 늘려도…수도권 대체 매립지 무관심한 지자체

3차 공고에도 응모한 지자체 없어
인천 지역사회 "내년 종료하라" 목청
환경부, 영구 매립지 우려엔 선 그어
"인센티브 추가해 4차 공고 나설 것"
전문가 "지자체별 방안 마련 고려를"

이정연 기자|2024/06/25 18:00
수도권 매립지 3차 공고에서 응모 지자체가 없어 이번에도 결국 적격지를 찾지 못 했다. 우리나라 쓰레기의 절반가량을 처리하는 인천 수도권매립지를 두고 내년 종료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반발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정부는 추가 인센티브 등을 마련해 4차 공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 수도권 대체매립지 3차 공모에서 응모한 지자체는 지난 두 차례 공모 때와 같이 전무했다. 특히 이번 3차 공모에선 환경부가 경기도·서울시·인천시와 함께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체매립지 시설 규모를 220만㎡에서 90만㎡으로 축소하고 특별지원금을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 편성하는 안을 냈음에도 지자체들의 관심을 얻지 못 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2월 협의체 기관장 회의 이후 실무급 회의 6차례를 포함해 총 7회 논의했지만 이번에도 적합지를 찾지 못 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이후 진행될 4차 공모에서는 '후보지 2㎞ 내 세대주 50% 이상 사전 주민동의 확보' 등의 공모 조건을 추가로 완화하고 인센티브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기술발달로 매립지의 환경오염 우려는 거의 없다"며 "3차 공고 때도 수도권 매립지의 명칭을 '자원순환공원'으로 하는 등 인식 전환에 힘썼다"고 밝혔다. 실제로 3차 공고를 보면 주민편익시설과 동시에 조성되는 매립지의 조감도와 함께, 여러 긍정적인 사례들도 실렸다. 구체적인 사례로 하남 유니온파크 물놀이장, 평택 에코센터 골프장 등이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공모가 끝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지자체별로 매립지를 마련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적합지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쓰레기 문제를 한 지역에서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EU 환경법에서는 발생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해결해야 된다는 원칙으로 바로 인접한 지역에서 쓰레기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종량제 쓰레기의 전량 재활용하거나 소각해야 하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일부 매립장 반입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환경부 하고 3개 시도가 대체매립지 확보 추진뿐 아니라 현재 사용 중인 3-1 매립장 반입량을 최대한 감축하는 노력을 병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결국 현재 사용 중인 인천 매립지가 영구 매립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도권의 최대 민생 문제인 만큼 대체매립지 선정을 위해 협의체 내에서 함께 논의를 통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