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눈물을 머금고 원내 복귀한 이유는
김명은,유제니 기자|2024/06/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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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민생을 위해 '원내 투쟁'을 택했다고 강조하지만 보다 복잡한 속내가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집권여당으로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을 고유의 무기로 삼는 야당의 거친 공세를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국민의힘이 눈물을 머금고 '백기투항'한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180석 대승'을 거둔 민주당은 국회가 문을 연 지 47일 만인 7월 16일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국회 개원 25일 만인 지난 24일 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원 구성이 보다 일찍 완료된다.
국민의힘이 의사일정 보이콧 등 대야(對野) 투쟁을 강화하며 민주당의 독주 이미지를 부각하는 여론전에 힘을 쏟을 것 같았던 초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4년 전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했을 땐 국민의힘이 야당이었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정책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고 그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면 되는 구조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오랫동안 '보이콧 전술'을 써도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지금의 국민의힘은 국정운영의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이다. 야당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지난 21일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에서 '채상병특검법'을 위한 입법청문회가 열렸으나 여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의혹 방어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여권 내에서 제기됐다. '채상병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어 여당 입장에서는 '강력 저지'에 나서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이 원내 입성을 안 하면 결국 민주당에 모든 입법 권한을 넘겨주게 되는 꼴로, 이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자해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차피 원내에 입성하는 건 시간문제로 18개 상임위를 다 뺏기고 들어가느냐, 7개라도 챙겨서 들어가느냐 사이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