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빛나는 브랜드 대단지… 청약 흥행 잇따라

'순천그랜드파크자이', 지역 최고가에도 전 타입 청약 마감
속초 최초 '더샵' 대단지…강원 '속초프라임뷰'도 흥행
"지역 대표 단지 기대감·높은 환금성에 수요 집중"

김다빈 기자|2024/07/01 09:12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들이 청약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단지의 경우 매물이 많아 거래가 활발하고, 지역 대표 아파트가 될 것이란 기대에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작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시장 침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에서도 대단지 아파트에는 적지 않은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남 순천시 '순천그랜드파크자이'(997가구)는 지난달 24~26일 689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결과 8366건을 접수받았다. 평균 12.14대 1의 경쟁률로, 전체 8개 타입 모두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5개 주택형은 1순위에서 청약이 조기에 마감됐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형 분양가는 4억6100만~5억1100만원대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이 타입 분양가가 순천에서 5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 단지가 최초다. 다소 비싼 분양가였지만, 순천 내 인기지역에 들어서는 브랜드 대단지란 점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는 "순천 풍덕지구 도시개발구역 내 대단지가 분양된다는 소식에 관심이 집중됐다"며 "순천에서 최초로 공급되는 GS건설 '자이' 아파트란 상징성도 청약 열기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최근 청약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강원에서도 간만에 흥행에 성공한 단지가 나왔다. 1024가구 규모의 속초시 '더샵 속초프라임뷰' 아파트다. 지난달 10~12일 910가구를 청약한 결과 3071건이 몰리며 3.37대 1의 경쟁률이란 나쁘지 않은 성적을 안았다. 84C타입에서 17가구가 미달됐지만, 총 13개 타입 중 12개 주택형이 모집 수를 채웠다. 6개 타입은 1순위에서 청약 일정을 마감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가 일대 시세에 비해 비싼 수준이었지만,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대단지란 점에 주목한 수요가 대거 청약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파트가 속초에서 보기 드문 1000가구 이상 단지이자 지역 내 처음으로 들어서는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브랜드 단지이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600만원대다. 이는 지난해 속초 최고 분양가를 새로 쓴 '힐스테이트 속초' 분양가(1628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분양이 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태지만, 반대로 대단지 청약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 통상 시장이 불황일 때 집값 상승 가능성·환금성·실거주 편의성 등의 장점에 주목해 대단지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실제 올해 1000가구 이상 아파트의 청약 1순위 경쟁률은 6.82대 1을 나타냈다. 이는 1000가구 미만 아파트 경쟁률(4.45대 1) 대비 1.5배 높은 수치다. 500가구 미만 단지의 경쟁률(2.99대 1)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높다.

이렇다 보니 이달 분양하는 대단지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는 1101가구 규모의 '마포 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분양이 3일까지 진행된다. 경기 성남시 '산성역 헤리스톤'(3487가구)도 4일까지 청약 접수를 받는다. 대전에서는 유성구 '힐스테이트 도안 리버파크' 분양이 계획돼 있다. 총 5300여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7월 중 1차로 256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