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오르니 ‘노도강’도 꿈틀…“신고가는 딴 나라 얘기”
노원·도봉·강북, 4주 연속 아파트값 동반 상승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단 신고가 거래 10건 그쳐
"낮은 가격에 ‘팔자’·'사자' 확산…상승 거래 다소 제동"
김다빈 기자|2024/07/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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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고가 거래 사례는 많지 않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0~2021년 무렵 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이 최근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자 높지 않은 가격이라도 서둘러 처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노도강 아파트값은 6월 첫째 주부터 오르기 시작해 4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들어선 오름 폭도 커지고 있다. 6월 넷째 주(24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강북구(0.07%)도 올 들어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도봉구는 0.01%로 소폭 올랐지만, 앞서 6월 셋째 주 가장 높은 상승률(0.03%)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신고가 거래가 연일 속출하고 있는 서울의 타지역과는 달리 높은 가격대의 상승 거래는 다소 주춤한 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노도강에서 최고가 경신 거래 사례는 총 10건에 그쳤다. △도봉구 5건 △노원구 3건 △강북구 2건이다. 지난 5월에도 △노원구 7건 △강북구 3건 △도봉구 2건을 기록했다. 서울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신고가 거래 건수가 많지 않은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라도 팔자'는 심리 확산 속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사자'는 분위기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도강은 서울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다. 이에 3~4년 전 부동산 호황기 때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대출을 많이 일으켜 집을 산 젊은 영끌족이 적지 않았다. 이후 고금리 및 경기 침체 등으로 일대 집값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영끌족은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매수세가 살아나고 집값도 오랜만에 회복세를 보이자 서둘러 집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오랜만에 집값이 꿈틀대자 조금 오른 가격에도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많다"며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자 하루빨리 서울에 입성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거래도 비교적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최고가 대비 40%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경우도 적지 않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12단지 전용면적 41㎡형은 지난달 6일 3억7500만원에 팔렸다. 2021년 9월 거래된 신고가(6억2000만원) 대비 40% 낮은 수준이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 전용 62㎡형도 지난달 11일 역대 최고가(6억원, 2021년 8월 거래) 대비 37% 낮은 가격인 3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