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빙자’ 보이스피싱 다시 기승…경찰청, 특별단속 10월까지 연장

대환대출 등 대출빙자형 수법은 61% 증가
경찰, 특별 단속 7월에서 10월까지로 연장
중계기·대포폰 등 범행도구 차단에 총력 대응

박주연 기자|2024/07/08 18:58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까지 감소했던 보이스피싱 피해가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경찰이 오는 10월까지 특별단속 기간을 연장한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8434건으로, 피해 금액은 2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피해 건수 7363건, 피해 금액 1713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15%, 50% 증가한 수치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9년 4만7667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 지난해 1만8902건으로 감소했으나 올 상반기 그 피해 규모가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 1~5월 대환대출 등 대출빙자형 발생 건수는 458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48건) 대비 61% 증가했다.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발생 건수는 올 1~5월 3850건으로 지난해 동 기간과 비교해 15% 감소했지만, 피해액은 올해 1333억원으로 지난해 931억원 대비 43% 늘었다.

연령대별 보이스피싱 피해는 기관사칭형의 경우 올해 1~5월 20대와 30대를 제외한 나머지 40~70대 이상 연령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대 90%가까이 늘었다. 대출사기형은 전 연령에서 모두 증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대출이자 절감을 위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활성화 등 국내 경제 상황을 범죄 조직이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범죄 조직이 미끼 문자, 악성 앱과 원격제어 앱, 대포통장 등 각종 범행도구를 활용하면서 범행 수법이 점점 치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자 특별단속 기간을 오는 10월까지 늘려 미끼 문자, 대포통장, 중계기 등 범행 수단에 대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청은 일반 휴대전화 번호(010)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나타나도록 발신번호를 변작하는 중계기 사용이 늘자 통신사와 협업하고 시도경찰청 전담 대응팀을 편성해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1~5월 중계기 운영과 관리 담당자 82명을 검거했고, 중계기와 심(SIM)카드 등 4489대, 중계기용 통신 단말기 5255대에 대한 차단을 요청했다. 또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 3만2637개, 카카오톡 계정 8437개에 대한 차단 요청도 했다. 같은 기간 대포폰 유통업자·명의자 등 863명과 자금 인출·수거책 4110명도 검거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으며 구속 인원도 같은 기간 13% 증가했다.

중국 등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보이스피싱 콜센터 총책 등 총 181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 범행 수법 등 내용을 담은 홍보 콘텐츠를 TV, 유튜브, 포털 사이트, 영화관, 대중교통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