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향’ KB금융·키움證… 증권사들, 밸류업 뛰어들까

금융·증권주 우상향… 참여 기대감 ↑
메리츠·미래에셋證, 공시 발표·준비
다른 증권사들도 동참 가능성 커져

김동민 기자|2024/07/08 18:02
상반기 동안 밸류업 계획 발표 및 공시에 나섰던 KB금융과 키움증권이 연이어 신고가를 달성하면서, 다른 상장 증권사들의 밸류업 동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은행·증권·보험 중 증권사들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만큼,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최근 메리츠금융지주의 밸류업 공시에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3분기 중 계획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권사들의 참여 기대는 보다 커지는 중이다. 앞서 공시에 나선 키움증권에 대한 반응이 냉담하자 증권가는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일부 기업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이 같은 분위기도 점차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대로 된 피어프레셔(동조 압력)가 작동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발표 및 예고한 금융·증권사들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여타 상장 증권사들의 밸류업 동참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상반기 밸류업 방안을 공시했던 KB금융과 키움증권은 최근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KB금융은 지난 5일 8만8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를 달성했는데, 이는 밸류업 공시 계획을 예고했던 날(5월 27일) 대비 15.6% 오른 수준이다. 같은 날 키움증권 또한 종가 13만7700원을 기록해 신고가에 올랐으며, 밸류업 공시 발표일(5월 28일) 때보다 9.5% 올랐다. 밸류업 공시에 대한 기대와 효과가 반영되면서 각 사의 주가 상방압력을 높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밸류업에 적극 나섰던 금융·증권사들의 주가가 우상향하자, 업계에선 다른 상장 증권사들도 밸류업 공시 계획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은행·보험 모두 올해 들어 밸류업 수혜주로 부상했지만, 증권사들의 주가 상승률이 이 중에서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동안 증권 지수는 9.85% 상승했다. 보험(32.74%)·은행(18.49%)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결국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밸류업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하반기에 들면서 밸류업과 관련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자기자본 10위권 내 상장 증권사 중 올해 들어 주가가 가장 부진한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중으로 밸류업 공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두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5일 밸류업 공시를 발표했다.

증권사들이 키움증권 밸류업 공시 이후 섣불리 나서지 못한 사정이 존재했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기업들의 참여를 부추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5월 말 키움증권이 밸류업 공시를 발표했지만, 시장에선 이전과 다를 게 없다는 이유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공시 발표를 두고 서로 간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이들 기업이 밸류업 참여에 적극 나서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메리츠금융지주의 밸류업 공시가 우수 평가를 받고, 공시 자체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들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그동안 주저했던 증권사들도 참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 때 공시 내용이 특별한 게 없어서 시장 반응이 냉담했는데, 이 때문에 증권사들이 밸류업 공시를 먼저 하는 걸 꺼리고 있고 관련해서 눈치를 많이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키움 다음으로 누가 어떤 내용을 공시에 담는지에 따라 이 같은 분위기가 점차 해소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자기자본 10위권 내 상장 증권사들(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기업가치 제고 방안 계획을 준비 중인 건 맞지만, 구체적인 일시를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