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강원랜드… 2조5000억 투자에도 실적 빨간불

2분기 영업익·순이익 전망치 감소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도 매출 하락
오사카·태국으로 방문객 이탈 우려
정부 밸류업 정책에도 주가 하락세

장예림 기자|2024/07/08 18:24
올해 2분기 강원랜드 영업이익이 해외여행 영향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강원랜드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밸류업(주주가치 제고) 정책 기조를 발표하고, 강원랜드도 2조5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지만 정부의 카지노 규제와 강원랜드의 경쟁력 부족 등을 이유로 되레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 2분기 강원랜드의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3.7% 줄어든 607억원으로 예측했다.

카지노 부문의 더딘 회복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은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올 2분기 강원랜드의 방문객 수를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56만명으로 추정했다. 통상 2·4분기가 비수기지만 지난해보다 방문객 수가 줄어들면서 고객 유인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1~5월 우리나라 카지노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강원랜드 실적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2030년 오사카 복합리조트 완공, 2029년 태국 복합리조트 5~8곳 건설 등 전 세계에서 리조트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강원랜드 방문객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오사카 복합리조트 완공으로 강원랜드 매출이 1조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랜드는 2021년 코로나19 영향으로 78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강원랜드 매출이 1조원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강원랜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초 2조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행보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강원랜드 측은 올 4월 사업전담조직 TF를 구성하고 세부적인 실무 추진 계획 수립에 나섰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 등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제 투자 실행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정부에서 밸류업 정책을 가시화했지만 강원랜드 주가는 되레 하락하고 있다. 강원랜드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 2월 29일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직후 1만738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다. 이날 기준 강원랜드 주가는 1만3940원이다. 강원랜드 주가가 1만50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강원랜드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직전 분기보다 660억원가량 급감했다. 현금성 자산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현금성 자산이 높으면 회사의 부실우려가 낮다는 것을 말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상당한 투자 금액이기 때문에 절차가 오래 걸리고 있다"며 "밸류업 투자 계획 역시 2.5조원 투자 계획 확정 이후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