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양강 SK가스·E1, LNG 사업 확장 ‘잰걸음’

업계 트렌드는 LNG 발전소 건설
E1 여수그린에너지 지분 100% 인수
매출구조 다각화로 미래 준비

김유라 기자|2024/07/12 17:07
E1 여수기지 전경./E1
액화석유가스(LPG) 유통 매출 1·2위 기업 SK가스와 E1이 액화천연가스(LNG)를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은 매출의 대부분을 LPG 판매에 의존하지만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LPG가격의 지속 동결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새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양사는 LNG 발전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LNG를 발전소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LPG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트레이딩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가스는 울산 GPS 시험 가동을 시작했고 E1 또한 여수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해 사업 다각화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E1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여수그린에너지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았다. 여수그린에너지는 총 용량 495MW의 집단 에너지사업 허가권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여수 지역 내 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E1은 앞서 평택 LNG 발전소 지분 88%를 577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E1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대표 LPG 유통 업체들은 LNG발전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가스는 오는 9월 세계최초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인 울산GPS 상업발전을 앞두고 있다. SK가스가 준공한 이 발전소의 용량은 1.2GW 규모로 원자력 발전소 1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업계 1,2위 업체가 연이어 LNG 발전 사업에 뛰어든 것은 미래 LPG 사업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LPG는 경유나 휘발유보다는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알려져 있지만 국제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전기차가 확산하고 LPG 차량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줄어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켜온 LPG기업들로써는 앞으로의 수십 년도 살아남도록 새 먹거리를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LPG에 지나치게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각화할 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E1과 SK가스의 매출에서 LPG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7.4%, 99.3%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따라 양사는 현재 국내 LPG 공급가를 8개월 연속 동결한 상황으로, 국제 LPG 가격 및 환율이 상승해도 이를 국내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해 1분기 수익성이 저하되기도 했다.

LPG 유통사는 해외 트레이딩 비용 등을 반영하는 세전이익을 실적 지표로 활용하는데, SK가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세전이익이 350억원으로 전년대비 82.7% 줄었다. E1 역시 1분기 세전이익이 208억원으로 86.7% 급감했다.

업계에선 SK가스와 E1의 신사업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이런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E1 관계자는 "회사의 사업 방향은 시대적 요구를 따른다"면서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신사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가스 관계자는 "회사는 에너지업계의 장기적 흐름을 읽고 10년 이상 미래를 준비해왔다"면서 "신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