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서울 아파트값… 한강변 강북지역이 상승 주도

6월 '마·용·성·광' 아파트값 1% 가량 상승…강남권 앞서
광장동·성수동 등서 신고가 거래 잇달아
강남3구 집값 급등에 '준강남권'에 수요 몰려

김다빈 기자|2024/07/22 16:22
서울 한강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연합뉴스
서울 한강과 인접한 강북지역 아파트값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 이어 인근 광진구 아파트값도 상승률이 서울 대표 부촌 강남구를 넘어섰다.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한강변 강북지역이 주도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7월 셋째 주(15일 기준) 0.38% 뛰었다. 주간 단위로 올해 들어 광진구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부촌이자 최고 인기지역인 강남구의 상승폭보다도 컸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0.32% 올랐다.

앞서 지난달에는 성동구가 전월 대비 1.24% 상승한 것을 필두로 △용산구 0.92% △광진구 0.84% △마포구 0.83%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강남권에서는 서초구가 5월 대비 가격이 1.06% 크게 올랐지만, 송파(0.89%↑)·강남(0.59%↑)·강동구(0.44%↑) 등은 한강변 강북지역보다는 상승세가 약했다.
실제로 한강변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에선 신고가 거래도 적지 않다. 성동구 성수동2가 '서울숲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13일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14억4500만원, 2019년 12월 거래) 대비 8억500만원 오른 것이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5단지' 전용 83㎡형도 지난달 21일 14억9500만원에 팔렸다. 이전 신고가(10억2500만원, 2019년 8월 거래)와 비교하면 4억7000만원 뛴 셈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마용성과 광진구 등과 같은 '준상급'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신생아 및 신혼부부 등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9억원 이하 특례대출 대상 아파트가 강남권보다 마용성과 광진구 등에 더 많다 보니 이들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값도 가파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3구 아파트값이 이미 너무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도 한강변 강북지역의 인기가 높아진 요인이다. 광진구 자양동 한 공인중개사는 "이 곳은 서울 3대 업무지구(강남·광화문·여의도)와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강남3구(용산구 포함)와 달리 규제 지역도 아니어서 매매가 수월하고 가격도 강남권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마용성과 광진구 등 이른바 '준강남권'으로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비중도 강남권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수요 증가로 상승 거래 역시 늘고 있어 한동안 한강변 강북지역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