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열아홉 ‘제주 소녀’, 예상 못한 대형 사고 쳤다

女 사격 '금' 오예진, "선물로 제주 집에서 반려견 키울래요"

조성준 기자|2024/07/28 22:09
오예진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관중석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열아홉 '제주 소녀'가 대형 사고를 쳤다. 제주도 출신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종목에서 '깜짝'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함께 출전한 김예지(32·임실군청)는 오예진과 마지막까지 경쟁한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대회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첫발에 이어 4발 연속으로 10점대 고득점을 이어가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공기권총 10m 결선은 먼저 8명의 선수가 10발을 쏘고, 이후 2발씩 쏴서 최저점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한다. 1발당 만점은 10.9점이다.

그러나 오예진이 6발째 8.7점으로 다소 영점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주춤한 사이, 김예진이 무섭게 따라붙었고 마누 바커(인도)가 3위로 경기를 마치면서 금메달 다툼은 오예진과 김예진의 대결로 좁혀졌다.
메달 색깔을 가르는 마지막 두발 중 첫발에서 김예지가 9.7점에 그친 반면, 오예진은 10.0점을 쏴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어 오예진은 10.6점을 명중해 243.2점으로 올림픽 결선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예지는 241.3점으로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올라간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50m 권총의 진종오(금)와 최영래(은)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오예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50m 권총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선 신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고교 9관왕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메달 후보'로 분류되지는 않았던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여기 오기 전부터 결선 마지막 발을 쏘고, 금메달을 들고 환호하는 걸 계속 상상했다. 그게 실제로 이뤄지니까 정말 기쁘다"며 "제주도 집에서 반려견으로 사모예드를 키우고 싶다. 그리고 엄마랑 같이 마라탕 먹으러 가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예진은 29일 열리는 공기권총 혼성 본선과 30일 결선 경기에서 이원호(KB국민은행)와 호흡을 맞춰 다관왕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