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유도 이준환, 시니어무대 데뷔 2년만에 세계1위 잡고 銅

이준환, 파리올림픽 남자 유도 첫 메달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1위 연장전 제압
4년 뒤 LA 올림픽 금메달 도전

정재호 기자|2024/07/31 15:55
이준환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kg급 동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유도 차세대 스타 이준환(22·용인대)이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유도 81kg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메달을 통해 이준환은 시니어 무대 데뷔 2년 만에 한국 남자 유도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세계랭킹 3위로 올림픽에 참가한 이준환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끝난 대회 남자 유도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연장전 끝에 꺾고 3위를 확정지은 뒤 눈물을 쏟았다. 치열하게 맞붙던 연장 1분 48초 이준환의 전광석화 같은 발뒤축걸기 기술이 들어가면서 절반을 따냈다. 이준환은 앞선 준결승전에서 정규시간(4분)의 두 배인 8분 7초 동안 싸우고 3위 결정전에서도 연장에 가는 체력전을 잘 극복하며 메달을 차지했다.

이준환은 2년 전 깜짝 스타로 떠올랐던 신예다. 2022년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남자 81㎏급에서 최강자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금메달을 수확하면서다. 이후 이준환은 2023년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 12월 도쿄 그랜드슬램, 올해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를 차례로 제패했다. 작년과 재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강점은 침착하면서도 한순간 빠르고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다. IJF는 이준환에 대해 번개맨이라는 별명을 붙이면서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준환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유도로서는 전날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여자 57㎏급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이자 남자 선수로는 첫 메달이다.

이준환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벨기에의 마티아스 카스에게 승리한 뒤 눈물을 쏟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유도의 자존심을 지킨 이준환은 경기 후 "금메달을 목표로 평생 열심히 훈련했다"며 "선수촌에서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날만을 위해서 달려왔다. 그런 과정들이 떠올라서 울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낸 뒤 흘린 눈물은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이준환은 "내 실력이 부족해 동메달에 그친 것 같다"며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앞서 이준환은 32강전에서 아사라프 모테(모로코)를 상대로 허벅다리걸기 절반승, 16강전에서 사기 무키(이스라엘)를 상대로 허벅다리걸기 한판승을 거뒀다. 8강전에서는 샤로피딘 볼타보예프(우즈베키스탄)에게 어깨로메치기 한판승을 따내 파죽지세로 준결승전까지 올랐다. 하지만 4강전에서도 숙적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와 혈투를 벌였으나 연장전 끝에 안오금띄기로 절반패를 당하며 금메달의 꿈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