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체조 접고 사격, 과테말라 첫 올림픽金

루아노, 사격 여자 트랩 올림픽신기록 금
북중미 작은 나라 과테말라 영웅 등극

정재호 기자|2024/08/01 15:34
아드리아나 루아노(29)가 1일(한국시간)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북중미의 작은 나라 과테말라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척추를 다쳐 체조를 포기한 뒤 사격으로 종목을 전환해 끝내 세계 최정상을 밟은 아드리아나 루아노(29)다.

루아노는 1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벌어진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45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루아노는 이날 결선에서 50발 중 5발만 놓치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2021년 열렸던 2020 도쿄올림픽 대회에서 주자나 레하크슈테페체코바(슬로바키아)가 작성한 종전 기록 43점을 넘어섰다.

조국 과테말라에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루아노는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북중미에 위치한 과테말라는 인구 1830만명으로 이 대회 전까지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육상 남자 경보 20㎞ 은메달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사격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 루아노에 앞서 사격 남자 트랩에서는 장 브롤이 동메달을 따냈다.
루아노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1995년생인 그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던 체조 선수 출신이다. 그러나 허리를 다쳐 한때 선수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루아노는 크게 상심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루아노는 체조 선수를 그만뒀을 때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고 8년 뒤 조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루아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조를 그만둘 때 절망적이었지만 사격으로 또 다른 문이 열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루아노는 "자원봉사자로라도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었다"며 "그때 사격장에서 봉사 업무를 맡은 것이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종목을 바꾸고 절치부심한 루아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출전해 26위를 한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기량이 급성장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치른 팬암 게임에서 우승하며 우승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