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GBC 땅 돌려달라”…봉은사, 2심도 패소

김임수 기자
2024/08/05 09:47

한전 상대 소유권 말소등기 민사소송
1·2심 모두 "매매계약에 하자 없어"

서울 강남구 GBC 조감도/현대차그룹
봉은사가 과거 소유했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7-1부(한규현 차문호 오영준 부장판사)는 봉은사가 한전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소송에 대해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봉은사는 박정희 정권 당시인 1970년 5월 영동지구 개발계획에 따라 삼성동 일대 31만4968㎡(10만평)를 정부에 매각했다. 이 땅은 환지 작업을 통해 한전 부지로 바뀐 이후 현재는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건설이 추진 중이다.
봉은사는 권위주의 정권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땅을 팔게 됐다며 2007년부터 한전에 적정한 가격에 다시 땅을 매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자 2020년 2월 민사소송을 냈다. 부지 매각 당시 과거 상공부가 봉은사가 아닌 조계종 총무원과 계약을 맺어 무효라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환지 전 토지가 사찰의 목적 수행 및 존립 자체를 위해 필요불가결한 재산에 해당하고 매매계약에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봉은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당시 조계종 총무원의 배임행위에 의한 거래로 무효"라고 새롭게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조계종 총무원이 당시 배임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봉은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도 냈으나 2022년 6월 1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2심 재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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