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원의 문화路] 팝아트 넘어 사회비판, 우주까지...로젠퀴스트展
태광그룹 세화미술관, 팝아트 거장 로젠퀴스트 대규모 회고전 선보여
전혜원 기자|2024/08/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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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국내 작가들을 주로 소개해 온 세화미술관이 이번에 야심차게 미국 팝아트 거장 제임스 로젠퀴스트(1933∼2017)를 알리는 전시를 열고 있다. 로젠퀴스트는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과 함께 미국 팝아트를 이끈 작가이지만 한국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이번 전시는 제임스 로젠퀴스트 재단과 협력해 한국에서 아직 선보이지 않은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회화와 콜라주, 아카이브 자료를 총망라한 대규모 회고전이다.
세화미술관의 석지훈 큐레이터는 "국내에서 단체전과 갤러리 전시를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것은 아시아 최초"라며 "로젠퀴스트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이며 팝아트로만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작업세계를 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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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퀴스트가 당시 시카고 시장이었던 리처드 데일리의 얼굴을 묘사한 '데일리 초상화'도 그의 사회비판적 행보를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다. 마일리 폴리에스터 필름 위에 유화로 그렸는데, 필름을 세로로 길게 잘라서 마치 세차장 출입구의 가림막처럼 연출한 작품이다. 당시 베트남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시장의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관람객이 시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날려도 작품이 망가지지 않게 만들어져 웃음을 자아낸다.
미국의 대평원인 노스타코타주에서 태어난 로젠퀴스트는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와 하늘, 태양과 은하계를 바라보며 자랐다. 아마추어 조종사였던 부모의 영향으로 작가는 자연스럽게 자연과 우주에 관심을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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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여기, 우리는 자연에 있고, 우주의 신비가 주변에 있다. 이러한 미스터리를 그리고 싶다"는 작가의 말은 로젠퀴스트의 작품세계를 함축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시계 등의 오브제가 등장한 작품도 있다. 연관성 없는 사물들의 조합은 초현실적주의와 연결되기도 하지만 로젠퀴스트의 작품은 거대한 스케일, 혁신적 실험 등으로 차별화된다.
이번 전시는 유료지만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또한 명함을 소지한 직장인들이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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