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R&D 비용 증가율, 공공기관·대학보다 높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韓 기업 R&D 현황 발표
80년대부터 연평균 17.5%…전체 15.6%보다 높아
1개 기업당 R&D비 감소세 "기업 증가폭 더 큰 영향"

박진숙 기자|2024/08/13 17:00
실험실 연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기업의 R&D 비용 증가율이 공공기관과 대학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와 올해 투자 및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기업보다 줄이겠다는 기업이 많아 민간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KIAT) 산업기술정책단이 발간한 '2024년 우리나라 기업 R&D 현황'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기업 R&D 비용 연평균 증가율은 17.5%로, 전체 R&D 비용 증가율(15.6%)보다도 높았다.

특히 최근 10년 간(2013~2022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기업(7.5%), 대학(7.3%), 공공연구기관(6.6%)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2년 기업의 R&D 투자비는 89조4000억원으로 전체 R&D 투자 비중의 79.4%를 차지했으며, 공공연구기관은 11.5%, 대학은 9.1%에 불과했다.
반면, 1개 기업당 R&D비용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13년 18억5000만원에서 2014년 17억원, 2015년 14억8000만원, 2022년 13억3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R&D비용과 R&D 수행기업의 수가 지난 10년간 지속 증가했지만, 기업 수의 증가 폭이 더욱 커 1개 기업당 연구개발비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KIAT는 설명했다.

기업 R&D 인력은 10년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1개 기업당 연구인력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13년 11.2명에서 2022년 7.3명으로 약 30% 가까이 줄었다. 이에 비해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인력 추이는 2013년 95.5명에서 2022년 94.8명으로 큰 변동이 없고, 대학의 연구인력은 2013년 262.3명에서 2022년 318.2명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전반적으로 R&D 투자 및 인력채용을 전년보다 확대하겠다는 기업보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KIAT가 지난 1월 기업연구소를 보유한 5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축소'가 27.8%, '전년 수준' 47.0%, '전년 대비 확대' 25.2%로 나타났다. 채용은 '축소' 23.0%, '전년 수준' 60.4%, '확대' 16.6%였다.

KIAT는 "2022년 기업의 R&D 투자 및 채용 심리는 높았지만, 이후 2023년부터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2년 연속 R&D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다만 올해 R&D 투자를 전년 대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전년보다 6.6%p 높게 나타난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AT 산업기술정책단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위축된 기업의 R&D 투자 및 인력 채용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R&D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업 R&D에서 협력 연구 및 개방형 혁신을 활성화해 민간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