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안 해소”… 전기차 포비아 조기진압 나선 현대차그룹

김정규 기자
2024/08/13 18:01

현대차·기아, 업계 첫 점검 서비스 운영
배터리 제조사 선제 공개 분위기 조성
BMW·벤츠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 동참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포비아'를 불식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고객들의 불안감은 한 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포비아'까지 확산하며 고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무상점검 및 배터리 제조사 공개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먼저 대응책을 내놨고, 이후 수입차 업체들도 줄줄이 동참하며 고객 불안감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전국 서비스 거점에서 '전기차 안심점검 서비스'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각각 지난 8일과 9일 완성차 업계 중에선 최초로 전기차 무상 점검 서비스를 실시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화재 발생에 대한 고객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전기차 불안감을 해소하고 고객들의 안전 주행을 돕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고객은 전국 22개 직영 하이테크 센터나 1234개 블루핸즈에서 이용할 수 있고, 기아 고객은 전국 18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757개 오토큐에서 점검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배터리 제조사도 가장 먼저 공개하며 선제적으로 움직여 왔다. 현대차는 지난 9일 홈페이지에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3종 등 총 전기차 13종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밝혔고, 기아도 지난 12일 국내 완성차업체 두 번째로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게재했다. 이를 통해 완성차 업계에선 배터리 제조사 공개의 분위기가 조성됐고, 망설여 왔던 수입차 업체들도 하나둘 자사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 12일에는 수입차 업체 중에선 BMW코리아가 자발적 공개에 나섰다. 10종의 전기차 중 8종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BMW iX1와 BMW iX3 등 두 모델에는 중국 1위 배터리 회사인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이번 화재 차량의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전기차 8개 차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밝혔다. 14일부터는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무상점검을 실시한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역시 이날 고객 앱 '헤이, 볼보(Hej, Volvo)'와 홈페이지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를 필두로 배터리 제조사 공개 등 고객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들이 시작됐다"며 "아직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은 수입차 업체들도 조만간 공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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