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하반기 개선 전망 유지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 발표
전달보다 내수 회복 조짐 일부 후퇴
수출 대외여건 불확실 커졌지만 美 경제 연착륙 전망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될 것"

이정연 기자|2024/08/16 13:42
지난 7일 오후 서울 명동 시내 한 의류 매장에 진열된 가을옷 앞으로 반팔 차림을 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연합
정부가 넉 달째 '내수 회복' 흐름을 강조하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달에는 내수 회복 흐름 앞에 '완만한'이라는 표현을 붙이며 뚜렷한 회복세는 자신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경기 회복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투자·민간소비 등 내수 지표 부진 탓에 전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2분기는 정부가 '내수 회복 조짐'을 강조한 기간이다.
최근 주요 내수 지표를 보면 6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전달과 비교해 각각 1.0%, 4.3% 늘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모두 감소(-3.6%·-2.7%)세라는 점이 문제다. 반면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비(0.2%)·전년동월비(0.5%) 모두 증가했다.

정부가 내수회복 조짐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최근 개선세를 보이는 속보지표 실적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실질임금이 한 두 달 정도 계속 상승하고 있고, 방한 관광객이나 카드 매출액 같은 속보지표들도 연초 이후 개선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5월 98.4에서 6월 100.9, 7월 103.6으로 오르고 있고, 카드 국내 승인액 역시 전년 동월 대비 지난 5월 3.4%, 6월 3.8%, 7월 3.2% 상승했다. 다만 백화점·할인점 매출액은 감소했고, 국내 기계수주 감소 등은 내수 회복의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건설투자는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전월비(-0.3%), 전년동월비(-4.6%) 모두 줄었다.

6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1%) 등 성장에 힘입어 전달보다 0.5% 늘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p) 낮아져 넉 달째 하락세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집중호우·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상승 폭(2.6%)이 전달(2.4%)보다 확대됐다. 다만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 폭은 2.2%로 전달과 같았다. 다만 구입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 상승폭 둔화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7.7% 올랐다.

김 과장은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 등 대외여건에 대해선 "수출 관련해서는 굉장히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 전망이 훨씬 더 경착륙보다는 우세한 상황이고, AI 수익성 관련해서도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설비투자와 관련해선 "대형 항공사에서 항공기 도입계획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굉장히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및 내수 보강 등 민생 안정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민 삶의 질 제고와 우리 경제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역동경제 로드맵 추진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