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파행·치료제 지연, 중증환자 증가 우려

"이번 추석 응급실 운영 큰 고비될 수도"
질병청, 26만명분 치료제 추가 주문

이서연 기자|2024/08/19 06:21
감염병관리팀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 수칙이 적힌 홍보물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응급실 파행 운영과 치료제 수급 지연으로 중증환자 증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치료제 수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둘째주(4∼10일) 코로나19 확진 입원자는 1357명이다. 6월 넷째주(6월 23∼29일) 63명과 대비해 약 22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응급실 내원 환자도 1만1627명으로 6월 2240명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해당 수치는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의 표본 결과로 실제 확진자 수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수가 급증하자 치료제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코로나19 치료제 수급 현황에 따르면 8월 첫째주 기준 전국 약국·의료기관의 치료제 신청량은 19만8000명분인 반면 공급량은 16.7% 수준인 3만3000명분에 그쳤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변이 바이러스는 치명률은 낮지만 전파력이 강하다"며 "지난해 치료제 비축량을 크게 줄이면서 65세 이상 노인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도 치료제 수급이 늦어지고 있다. 이번 변이가 면역력이 강한 젊은이들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고위험군은 제때 치료받지 못할 경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도 코로나 유행이 여름을 넘겼는데 현재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어 한달 내 종식 될지는 미지수"라며 "인력도 부족한데 이번 추석 때 응급실 운영이 큰 고비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질병청은 26만명분의 치료제를 추가 주문한 상황이다. 확보된 치료제 일부는 이번 주부터 수급하고 있으며 이번 달 안으로 전체 담당 약국에 충분하게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코로나19 백신도 구매해 오는 10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동절기 예방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의사는 "10월 접종할 백신은 새 변이인 KP3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의 빠른 공급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등 개인의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정익 질병청 코로나19 대책반 상황대응단장은 "마스크 의무화는 하지 않지만 코로나 환자가 늘어 마스크 착용 권고 수준을 '강력 권고'로 높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