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로열젤리’ 기능성화장품 나온다… 주름 개선·보습 등 효과 입증
올해 5월 식약처 심사 통과 및 최종 등록
로열젤리, 항산화·면역력 향상 등 효능有
농가 보급 확대 및 생산 기반 마련 등 추진
정영록 기자|2024/08/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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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로열젤리를 함유한 화장료 조성물로 만든 화장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를 거쳐 지난 5월 기능성화장품에 최종 등록됐다. 기능성화장품은 식약처 심사를 받아 안전성·유효성 등 기능성을 입증한 경우에만 판매될 수 있다.
로열젤리는 여왕벌의 먹이로, 일벌의 머리 부분에 있는 하인두선에서 분비하는 유백색 물질을 말한다. 여러 문헌에서 항염·항산화 효과, 상처 치료와 피부재생, 면역력 향상 등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앞서 농진청은 '국산 로열젤리의 특이성분 구명 및 기능성 소재 개발' 과제로 지난해 로열젤리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또 주름 관련 단백질 발현을 감소시켜 주름 형성을 억제하고 피부 보습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이 피부질환을 포함한 신체 질환이 없는 만 30~60세 성인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로열젤리 함유 세럼을 눈가에 발랐을 때 피부 평균 거칠기는 15.5%, 주름 깊이는 최대 21%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장은 "최근 세계 화장품 시장은 연 6%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라며 "특히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클린 뷰티'나 치료 목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하는 '코스메슈티컬' 등이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열젤리 함유 화장품 원료의 조성물은 산업체에 기술 이전돼 제품 생산과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농진청은 올해 9월 해당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농진청은 고품질 로열젤리를 생산하기 위한 꿀벌 품종을 육성해 왔다. 지난 2019년 '젤리킹'을 품종 등록하고 농가에 보급하고자 국가보급체계를 구축 중이다. 2026년이면 보급종을 증식하고 농가에 보급해 로열젤리 생산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양봉농가에서 생산되는 로열젤리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양봉산물별 생산액은 총 7208억 원으로 이 중 86.8%가 벌꿀로 나타났다. 로열젤리의 경우 21억 원 수준으로 전체의 0.3%에 불과한 수준이다.
농진청은 로열젤리를 기능성화장품 생산에 이용하기 위해 양본농가와 생산계약을 맺고 '로열젤리 대량 생산 시스템' 확립도 추진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어린 유충이 많은 벌집을 제조하고 기기로 로열젤리를 수집하는 등 로열젤리 생산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농진청은 이 시스템과 함께 생산 관리 지침서를 보급, 로열젤리 생산 효율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농진청은 로열젤리 생산 시스템 구축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성분의 화장품 출시로 소비자 선택폭 확대 및 곤충을 활용한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기반도 확충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 설명이다.
이 부장은 "로열젤리 함유 화장품은 우리 양봉산물의 성공적인 산업적 활용 성과이자 양봉농가의 새로운 소득 창구가 될 것"이라며 "로열젤리의 안정적인 생산을 도와 국내 양봉농가를 살리고,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우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