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덕 봤다”… 해외주식 왕좌 ‘미래에셋’·성장세 ‘토스’

미래에셋, 수수료 수익 전년비 50%↑
글로벌 네트워크로 거래 안전성 확보
후발주자 토스, 순익 659억 1년새 2배
김승연대표, 디지털 플랫폼 강화 주효

남미경 기자|2024/08/22 18:05
미래에셋증권이 해외주식거래 수수료 수익에서 2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증가했고 해외주식 잔고도 올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해외주식 잔고가 30조원을 넘은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해외주식 붐으로 서학개미들이 늘자 해외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데다 투자자 성향에 따른 개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등 '서학개미 모시기'에 집중한 결과다.

이와 동시에 토스증권의 가파른 성장세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해외거래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매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해외주식시장을 두고 증권사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플랫폼 강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으로 1124억원을 벌어들였다. 해외주식 거래로 국내 증권사 중에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거둬들인 732억원보다 53.55% 더 늘었다.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 잔고가 국내 증권사 중에는 올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거래대금이 늘면서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 가운데 해외주식 거래 수익 비중도 지난해 25.38%에서 32.03%로 껑충 뛰었다. 이는 영업실적 상승에 밑거름이 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4% 가량 늘어난 5438억원을 달성했다.

뉴욕증시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우면서 해외주식 거래가 늘자 경쟁사들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삼성증권이 908억원의 수익을 거둬 2위 자리를 굳건히 했고, 키움증권과 토스증권도 각각 769억원, 659억원의 수익을 올려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도 491억원의 수익을 내 업계 5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미래에셋증권이 2년 연속 선두를 달릴 수 있었던 데는 해외 투자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투자자 성향에 따른 개인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서학개미 모시기'에 집중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해외법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 안전성을 확보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한 미국 주간거래 중단 사태로 서학개미들이 거래 안정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당사는 해외법인이 있어 만약 해외거래에 문제가 생기면 법인을 통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거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발주자인 토스증권의 괄목할 만한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매 분기 우상향하고 있는 토스증권은 올 상반기 659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337억원)보다 수익이 2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지난 2분기에는 377억원의 이익을 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익을 달성했다. 이같은 성장에는 모바일 플랫폼 전문가인 김승연 대표를 지난해 초 영입하며 디지털플랫폼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비즈니스 전략에 정통한 인물이다. 김 대표가 토스증권에 온 이후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투자정보 커뮤니티 등 디지털플랫폼을 더욱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적립식 주식 투자에 따른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해외주식 거래에 관심이 있는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