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일담] ‘부동산PF·업황 악화’ 롯데카드, 매각 난항겪나

최정아 기자|2024/08/27 18:20
'매각 재수생 '롯데카드가 올 하반기 새 주인 찾기에 다시 나섭니다. 롯데카드는 자산 규모를 확대해 몸값을 최대한 높인다는 전략인데요. 그런데 금융권 반응은 뜨뜻미지근합니다. 잇단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신용판매업은 이미 '적자 사업'이 된지 오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불확실성,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간 연결고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매각을 앞둔 롯데카드가 최근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올 상반기 6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요. 작년 상반기 자회사 일회성 매각 이익 효과를 걷어내면 1년 새 41.7% 급감했습니다. 금융·신용판매 자산이 같은 기간 10% 성장하면서, 자금 조달비용과 충당금 적립 규모가 되레 늘어나 실적이 꺾인 것입니다.

롯데카드 역성장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금융·신용판매 자산이 확대된 결과물인 만큼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해석입니다. 어느 카드사가 롯데카드를 품에 안더라도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한편에서는 이미 '적자 사업'인 신용판매 자산을 확대하는 건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금융당국은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를 적극 검토중입니다. 대출 자산도 연체율과 대손충당금 이슈 때문에 부담스럽긴 매한가지죠.
부동산 PF 리스크도 상당합니다. 롯데카드는 카드업계에서 부동산PF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유일한 카드사입니다. 2022년엔 부동산PF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부동산PF 이슈가 불거지자, 지난 3월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동산PF 관리와 관련해 경영유의 및 개선 요구 조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롯데카드가 롯데백화점,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면서 성장한 카드사란 점도 매각에 걸림돌입니다. 롯데카드가 사모펀드에 인수되기 전에는 롯데그룹이 마케팅 비용을 일부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투자금을 회수해야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매각가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2년 롯데카드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시도하다 불발한 배경도 높은 몸값 때문이죠. 롯데카드는 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안정화돼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롯데카드의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제 값'을 받고 빠른 시일 내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