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아웃렛 大戰… 유통업계 ‘3사3색 리뉴얼’로 승부수

신세계 부산, 영업 면적·입점사 확대
롯데, 1400평 규모 정원형 휴식공간
현대, 50대 → 젊은층 타깃 전면 개편

김지혜 기자|2024/08/28 18:02
롯데·신세계·현대 유통 3사가 대대적인 리뉴얼을 끝내고 아웃렛 사업에 힘을 주기 시작한다. 아웃렛은 대표적 불황형 소비시장으로 꼽히는데, 최근 리뉴얼을 통해 K-패션과 맛집 등 콘텐츠를 장착하며 쇼핑족에 나들이객까지 공략하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 8월 말에서 9월에 3사가 비슷한 시기에 리뉴얼 매장 문을 열어 수도권 외 지역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3사가 다음 달 부산에서 아웃렛 3파전을 펼친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 가장 빠른 29일에 리뉴얼 오픈하고, 이어 현대백화점이 부산점을 아웃렛 요소를 접목한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 부산'으로 다음 달 6일 문을 연다. 이어 12일에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이 확장 공사를 마치고 수도권에 버금가는 규모의 아웃렛으로 재탄생한다.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이 볼만하다. 차량으로 불과 20분 거리에 떨어진 데다 최근 동부산쪽 상권이 커지면서 지역 1위 점포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롯데아울렛 동부산점이 오시리아 관광단지와 인접한 데다 부산·울산 지하철 동해선 오시리아역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신세계아울렛의 고객 유입에 불리했다.
이에 신세계가 제대로 이를 갈았다. 개점 이후 11년 만에 첫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하며 영업면적을 기존 대비 약 54% 넓혀 5만1480㎡(1만5600평)로 확장했다. 이는 수도권 주력 점포인 여주와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과 맞먹는 규모다. 입점 브랜드도 100여개를 추가해 270여 개로 늘렸고, 늘어난 공간에는 체험형 콘텐츠와 맛집, 신진 패션 브랜드 등 MD 경쟁력을 강화했다.

롯데는 2년간 200여 개 이상의 매장을 개편하며 '광역형 프리미엄아울렛'으로 위상을 대폭 강화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도 많아 1400평 규모의 정원형 휴식 문화 공간도 새롭게 선보인다. 롯데에 따르면 올 1~7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늘었다.

롯데와 신세계는 파주에서도 맞붙는다. 롯데는 파주점을 13년 만에 리뉴얼하고 경기 서북부 '최상위 프리미엄아울렛'으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패션빌' '스포츠빌'에 이어 지난달 '럭셔리빌'까지 단계적으로 리뉴얼을 단행하며, 최근 3개월 2030세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가량 늘었다.

지난 21일에는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만을 모은 전문관인 '유스컬처빌'을 새단장 오픈하고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와릿이즌' '코드그라피' 등을 입점시켰다.

신세계도 2030세대를 겨냥한 쇼핑 콘텐츠를 강화했다. 영컨템포러리 브랜드 '시티브리즈' '인스턴트핑크' '코드그라피' 등을 추가 오픈했고, MZ세대 인기 타코 맛집 '갓잇', 감성 브런치카페 '그로어스'도 신규 입점시켰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2030세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쇼핑 콘텐츠와 혜택을 계속해서 새롭게 선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서서히 아웃렛 사업에 불을 지피는 중이다. 우선 백화점이었던 부산점을 아웃렛 형태를 접목시켜 9월 6일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 부산'을 오픈한다.

원도심인 부산 범일동에 위치해 기존 50~60대 중심의 상권 수요를 20~30대로 완전히 바꿀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와 맛집을 대거 영입했다. 마뗑킴을 비롯해 커버낫, 스탠드오일 등 MZ세대가 열광하는 디자이너브랜드 20여 개가 신규 입점했고, 부산대 지역 유명 디저트 맛집인 '버터레코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비롯해 부산 3대 떡볶이 중 하나인 '다리집',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해운대 딤섬 전문점 '딤타오' 등도 들어왔다.

현대백화점은 또 다음 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도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 디자인을 더해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시그니처 공간은 1층 잔디 중앙광장은 예술작품으로 꾸며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릴 만한)'한 장소로 재탄생시켰고, 2층에도 자연경관과 휴식시설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 디자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