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니’ 부리는 의사단체, 입시일 닥쳤는데 ‘원점 검토’ 고집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도 의료계 미참여 예상
의협, 2027학년도 증원 재논의 역제안
중증환자 진료 차질 폭 일주일 사이 더 커져
한제윤 기자|2024/09/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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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의한 것과 관련해 8일 대한의사협회는 2025학년도는 물론 2026학년도의 의대 증원을 유예하고 2027학년도부터 증원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고 의료 정상화 이뤄질 때까지 증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합리적 수급 추계 인원을 의료계가 제시한다면 2026학년도부터의 증원 계획을 재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한발 물러선 형국이지만, 의료계는 현재 현실화 불가능한 주장만 펼치는 상황이다. 이 상태로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진료 차질로 국민에게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입시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수험생들에게도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환자들은 의료계의 현실에 맞지 않는 요구로 '의료시스템 붕괴'만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환자들은 의사단체들도 현재 응급실 파행 등 의료시스템 불안을 거론하고 있지만 그 원인을 정부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실질적 대안은 없다고 지적한다.
김성주 중증질환협회장은 "문제 본질인 환자와 국민 피해에 대한 고통은 말뿐"이라며 "바깥에서 원점 논의를 백날 말해봐야 수시 모집이 코앞인데 어떻게 재논의가 되겠나. (의사들도) 뻔히 알면서 억지 부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지 국민이 판단하고 있다. 의료계가 환자 피해를 먼저 고려해 하루빨리 돌아와 실질적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응급의료센터에서 중증·응급질환 진료 역량은 최근 일주일 사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곳의 27개 중증·응급질환 후속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88곳으로, 평시인 2월 첫째 주(109곳)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일주일 전(102곳)과 비교해도 감소 폭이 급격히 커졌다. 정부는 응급실 병상 가동률 98%로 유지 중이라고 하지만, 중증 환자들이 체감하는 의료 공백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 협회장은 "암 환자들은 치료 기회 없이 호스피스(말기환자 돌봄)센터를 알아보라는 말 듣는 게 비일비재하다"며 "1%라도 살 희망이 있다면 노력해 줘야 하는데 다 포기하는 게 현 의료 공백의 심각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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