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中 내수 침체에 추석 대목도 시들

clip20240908180216 0 베이징 시청(西城)구에 소재한 한 마오타이 전문매장. 내수 침체로 판매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징지르바오.

중국의 내수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중추절(추석·15∼17일)과 국경절 연휴(10월 1∼7일) 대목까지 시들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 및 월병 시장도 자연스럽게 얼어붙고 있다. 완전 설상가상의 상황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8일 보도를 종합하면 우선 올해 중추절 중국 바이주(白酒) 시장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사실은 민영 가격 공유 플랫폼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근 보름 동안 중국 최고의 바이주 마오타이(茅臺)의 도매 가격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오타이 주력 제품인 '페이톈(飛天)' 낱병 도매가가 무엇보다 그렇다. 이달 4일 기준으로 2365 위안(元· 44만6900 원)으로 약세를 보였다. 박스 도매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병당 2660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 낱병과 박스 도매가가 각각 2785 위안과 3005 위안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려 15%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주류 취급 상인은 "중추절 바이주 시장이 근 10년 만에 가장 어려워졌다"면서 "한편으로는 소매 채널이 가격 파동을 우려해 비축 의지가 강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 선물·복지 등 기존 대형 고객 수요가 위축돼 단체 구매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추절 대표 선물인 월병 판매 역시 용빼는 재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띌 만큼 확 줄었다. 중국베이커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월병 생산량은 총 32만t, 판매액은 220억 위안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각각 30만톤과 200억 위안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추석 대목까지 시들해질 정도로 중국의 내수가 위축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반부패 캠페인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상황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해야 한다. 마오타이 등의 명주와 월병이 전통적인 명절 선물이면서도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에게는 과대포장된 고가의 '뇌물'이 될 때도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마오타이 등의 명주와 월병의 화려한 시절은 당분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