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 LG전자 조주완 “기업 가치 올리는데 진심…유럽 투자자 관심 끌 것”

전시 참관 후 영국에서 투자자 미팅 주관
“우리 사업과 미래 계획에 대해 상세히 알릴 것”
유럽 기업들 친환경·디자인·용량 변화 등 주목
눈길 끈 이동형 AI Q9, 출시까지 학습 지속

안소연 기자|2024/09/09 10:00
조주완 LG전자 CEO가 6일(현지시간) 베를린 IFA 전시장 내 설치된 기자실에서 사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LG전자
조주완 LG전자 CEO의 이달 일정은 유럽에서 숨 가쁘게 돌아간다. 독일 베를린에서 IFA 참관 직후 영국으로 건너간다. 여기서 현지 주주들 및 투자자를 만나 LG전자의 비전과 현황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유럽 투자자 미팅을 주관하는 것은 처음이다. LG전자가 잘 하고 있는 점을 속속들이 이야기해 시장의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개막 직후 기자들과 만난 조 CEO는 영국 일정에 대해 "우리 회사는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진심"이라면서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에게 우리의 비즈니스가 어떻게 될 건지 업데이트 하면서, 어떤 사업을 영위할 예정인지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우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를 상세하게 얘기하며 관심을 끌려고 한다"면서 "LG전자는 성숙사업으로 펑가받는 가전 사업에서 최근 수 년간 10% 이상 성장을 이뤄냈으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B2B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구조 밸런스가 좋은데 이처럼 잘 노출이 안됐던 얘기를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 마이크로소프트 CEO 서밋에 참석했고, 그 이후 한 번 더 가서 일대일로 (사티아 나델라 MS CEO를) 만났다"며 "우리가 어떤 영역에서 AI를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대화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인도 법인의 기업 공개(IPO) 계획에 대해서도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인도 시장에서 내셔널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주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 등에서 LG전자의 기업 가치 상승 및 현지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다각도의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IFA 2024에서 조 CEO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점은 친환경 트렌드다. 유럽답게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 제품들이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다음은 용량의 변화다. 팬데믹 이후 집 안에 머물러야 했던 생활 습관이 일부 굳어지면서 냉장고나 세탁기가 고용량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디자인의 변화도 조 사장이 눈여겨본 점이다. 과거 유럽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아날로그 방식들의 버튼 등이 모두 다 디지털화됐다.

조 CEO는 "중국 업체들 중에서는 TCL, 하이센스를 보고 있는데 굉장히 많이 따라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LG전자가 보여준 부스 형식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는 각각의 가전들을 개별적으로 조명하는 게 아니라, 가전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와 협업할 만큼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절대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중국이 전시하는 방식을 보면 사실은 우리가 좀 예전에 했던 방식 같다. 백화점식으로 늘어놓고 밥솥까지 전시했던데,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이동형 AI 홈 허브 'Q9'의 경우 출시 직전까지 약 100명의 인원들이 계속 학습을 시키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조 사장은 "론칭할 때 무책임하게 전국에 모두 뿌리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테스트를 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가 매우 독특했던 만큼 향후 전시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조 CEO는 "제품이 너무 없는 것도 시선을 끄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음에는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눈에 보이는 쪽으로 보완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의 변곡점에 있는 화제들을 우리가 리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조주완 CEO가 IFA LG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