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식품시장 진두지휘 CJ 이선호… 서유럽 공략 고삐죈다

헝가리 공장 생산거점 활용 계획
영·독·프 등 현지 유통채널 확대
"브랜드 인지도·소비자 경험률 ↑"

이수일 기자|2024/09/08 18:00
CJ제일제당이 유럽 전역에 K-푸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일단 올해는 유럽 내 전략 사업국가(영국·독일)와 함께 프랑스법인을 필두로 한 서유럽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8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회사는 헝가리 생산법인을 통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 2월 헝가리 생산법인 설립에 185억원을 투자한 후 올 2분기 들어서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주요 생산 제품은 비비고의 냉동식품 등이 유력하다. 애초 비비고를 앞세워 유럽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2018년에 인수한 독일 냉동식품업체 마인프로스트가 CJ제일제당의 유럽 생산·연구개발(R&D) 기지 역할을, 헝가리 생산법인은 유럽 현지에 필요한 생산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또한 스태프 역할을 담당하는 프랑스 법인까지 이들 법인이 CJ제일제당의 서유럽 공략의 핵심 법인으로 운영된다.
CJ제일제당이 유럽 지역을 공들이는 배경엔 실적이 있다. 식품과 바이오 등을 포함한 전사 기준 유럽 지역 매출이 2643억원(2020년 상반기)에서 4505억원(2024년 상반기)으로 70.5%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아메리카(37.9%), 한국(26.8%)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결과다.

독일에선 에데카·글로버스 등에 입점하는 등 유통 채널을 늘린 덕분에 현지 만두 시장점유율을 18%(2018년)에서 48%(203년)로 끌어올리며 1위 지위를 확보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마트 알버트하인 등 유통채널을 입점하며 만두 시장점유율 39%로 1위에 자리 잡았다. 영국에선 아스다·오카도·세인즈버리 등 유통채널을, 벨기에에선 까르푸 등 유통채널을 지속 늘려나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 리딩 플레이어'를 지향하는 CJ제일제당으로선 미주(아메리카) 지역 매출이 큰 만큼, 이제 막 진입 초기 단계에 머무는 유럽 지역을 '제2의 미주'로 키울 경우 더욱더 탄탄한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전체 매출에서 미주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로, 아시아태평양·유럽·기타(24.0%)를 상회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 지역에서 만두와 함께 김·치킨 등 글로벌전략제품(GSP) 인지도를 확대에 나서는 한편, 에스닉과 현지 주류 채널, 기업 간 거래(B2B) 시장까지 유통채널 다변화에도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럽 개척의 선봉장으로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실장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의 해외지역 성장과 신사업 발굴 업무를 총괄 중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올림픽 기간 파리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 참석해 '퀴진케이' 셰프의 한식 만찬을 선보였는데, 이 실장이 현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퀴진케이는 이 실장이 추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함께 손발을 맞출 사람은 서효교 CJ제일제당 유럽 사업 담당이다. 2022년도 정기임원 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한 유럽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2018년부터 유럽 거점인 독일법인의 공동법인장을 맡으면서 비비고의 유통채널 입점을 주도하고, 네덜란드·벨기에로도 판로를 넓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 식품사업 확대를 위해 프랑스에선 비비고 팝업 스토어, 시식 행사 등을 통해 현지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경험률을 높이고 있다"며 "영국·독일·프랑스 등 3개 법인을 발판으로 서유럽의 대형 유통채널 진출을 가속화하고, 이를 발판 삼아 유럽 전역으로 뻗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