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파리올림픽 사격 금메달 양지인 선수 ‘늦은 환영식’ 시민들 빈축

'늦깍기 환영식'에 홍보대사도 위촉까지

박윤근 기자|2024/09/10 15:31
남원출신 양지인 선수가 10일 최경식 남원시장과 홍보위촉식을 갖고 있다.(사진 왼쪽). 심민 임실군수가 지난 달 7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을 방문해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임실군청 소속 김예지 선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전북 남원시가 10일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사격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겨 준 남원출신 양지인 선수에 대한 환영식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원시는 10일 남원시청 강당에서 양지인 선수와 가족들, 하늘중학교 정인순 사격 코치, 제2의 양지인을 꿈꾸는 초중고 체육 선수반 학생들,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을 개최했다.

이날 환영식에서 양지인 선수에게 (재)춘향장학재단의 '남원의 별' 특별장학금 1500만원과 영경의료재단 전주병원에서 양지인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400만원 상당의 건강검진권도 전달됐다.
그러나 양지인 선수 환영식은 지난 달 11일 파리올림픽 폐막식과 지난 9일 패럴림픽식도 이미 끝난 이날 허겁지겁 늦어도 한참 늦은 '뒤늦은 환영식'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권총 25m 결선에서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안겨준 양 선수는 남원 하늘중 1학년 때 사격을 처음 시작해 중학교 코치의 권유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야말로 남원이 발굴한 토박이 선수다. 또 한국 사격이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2 런던올림픽의 김장미 선수 이후 12년 만이었다.

이 같은 성과에도 이날 환영식은 올림픽 폐막식 직후인 지난달 9일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실신해 잠시 팬들의 걱정을 샀던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1·임실군청) 대대적 환영과는 사뭇 달랐다.

임실군은 현지에서 김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한 단 하룻만에 선수 보상규정을 전격 조정계획을 세웠다. 이틀 뒤 환영식에서 금메달은 300만원에서 2000만원, 은메달은 2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파격 상향 조정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 임실치즈의 후원도 그녀의 자리를 빛냈다.

임실군의 발 빠른 지원 덕에 김 선수는 루이비통 컬렉션의 모델로, 경찰청장기 전국사격대회 금메달 획득으로, tvN '유퀴즈'에 출연해 쿨한 입담과 그녀만의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며 자신과 임실군을 전국에 홍보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해 냈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선수의 임실군의 지원과는 달리 양지인 선수에 대한 남원시의 '배려없는 처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우연히도 어제인 9일, 남원시와 임실군이 각각 발표한 '시민과 군민의 장'에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김예지 선수가 군민의 장 체육장을 수상한 반면, '제30회 남원시민의 장' 체육상에 양지인 선수는 빠져 '배려없는 남원시'를 입증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 남원시는 '뒤늦은 금의환영'도 모자라 양지인 선수에 홍보대사도 위촉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익명의 해당 체육회 관계자와 시민들은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기 위해 양 선수를 볼모로 홍보에 나섰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이같은 시의 처사에 대해 남원시민들은 낯부끄럽다는 반응이다.

남원시민 A씨는 "그간 남원시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전국 언론매체 톱뉴스로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환영행사를 통해 도내 선수단에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는다면, 선수들이 소속감과 함께 사기도 올라갈 텐데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에 대해 남원시 관계자는 "뒤늦은 환영식은 양 선수의 일정조율에 따른것이며, '남원시민의 장' 체육상 선정은 이미 해당자가 선정돼 번복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