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으로 응급실 찾은 60대 이상 5년 새 두배 넘게 늘어”

김명은 기자|2024/09/16 10:11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원실
마약 중독으로 응급실을 찾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최근 5년간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중독의 고령화 역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이 마약 중독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건수가 2019년 81건에서 2023년 172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60대만 보면 2021년 21건에서 지난 92건으로 1년 사이 4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60대의 경우 92건 중 55건이 동일한 환자의 응급실 내원인 것으로 밝혀져 고령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미화 의원은 "많은 전문가들과 유관기관에서 10대·20대 마약사범의 증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고령층의 마약 중독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낮아 원인 발굴과 예방, 치료에 있어서 보호체계가 미흡하게 작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연령별 마약류 중독 진료비 청구 현황을 확인한 결과, 늘어나는 60대 이상의 마약사범 수와 응급실 내원 건수에 비해 마약류 중독 치료를 위한 진료비 청구 비율은 2023년 기준 22%에 불과했다"며 "마약 중독 치료가 고령층에서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서 의원은 설명했다.

서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실적을 보면 20·30대 환자의 경우 2019년 78명, 2020년 53명, 2021년 148명, 2022년 254명, 2023명 384명으로 늘어나는 반면 60대 이상 환자는 2019년 5명, 2020년 3명, 2021년 7명, 2022년 8명, 2023년 18명으로 저조했다.

특히 지난해 치료보호기관으로 등록된 병원 24곳 중 4곳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들은 이용률이 낮거나 아예 치료 기록이 없었다.

서 의원은 "치료보호기관 비활성화 문제가 매년 지적됐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소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마약과의 전쟁의 핵심인 예방과 치료라는 관점이 연령대별로 다르게 적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