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깜짝등장 이재용… “대학 안가도 ‘기술인 성장’ 지원”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 방문
선수단 격려·기술중시 철학 강조
"기술인재 땀방울이 한국의 기반"
18년간 대회후원·우수학생 특채

최지현 기자|2024/09/18 17:5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프랑스 리옹에 깜짝 등장했다. 추석 명절 연휴까지 반납하고 현지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장서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그간 대학에 가지 않아도 기술자들이 존중 받고 커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기술 중시' 경영 철학을 강조해 왔다. 이번에도 이 회장은 "기술인재의 땀방울이 대한민국의 기반"이라고 추켜세우며 지속적인 지속을 약속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삼성전자 대표 자격으로 시상대에 올라 선수들에게 메달을 수여했다. 한국은 이번 국제기능올림픽에서 49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1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 우수상 11개 등 총 43개 종목에서 수상해 종합 2위에 올랐다.

이 회장이 대회에 참석한 것은 2009년 '캐나다 캘거리 국제기능올림픽대회'와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일찍부터 기술인의 길을 선택해 대한민국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젊은 기술인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폐회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젊은 기술인재가 흘린 땀방울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기반"이라며 "대학을 가지 않아도 기술인으로서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늘상 언급해 온 이 멘트는 지난 8월 윤석열 대통령도 '4대 개혁' 관련 국정 브리핑에서 "대학에 가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찾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직업계 고등학교, 대학, 산업 현장과의 상호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어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리고 악수를 하는 등 5분간 선수단 전원을 축하했고, 선수들의 셀피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이 회장은 기술 인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이 같은 경영 철학을 회사에 녹인 삼성에선 2007년부터 지금까지 18년간 국제기능올림픽을 9개 대회째 연속 후원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회부터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선 2007년 '삼성기능올림픽사무국'을 신설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수상자를 채용해 국가대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기술연구소 내에 '삼성전자 국가대표 훈련센터'를 마련해 산업기계, 모바일로보틱스 등 직종별 첨단 훈련장비를 갖춰 최적화된 훈련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도 삼성전자·전기·중공업 등 삼성 관계사 소속 국가대표 선수 24명이 참가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을 삼성 주요 관계사로 특별채용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전기·디스플레이 등에서 채용한 고졸 기술인재는 총 1600여 명에 달한다.

대회 참석 이후 이 회장은 폴란드로 이동해 현지 사업 현황을 살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폴란드 최대 쇼핑몰 '웨스트필드 아카디아' 내 삼성익스피리언스 스토어를 방문해 스마트폰과 TV, 청소기 등의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1990년 폴란드에 진출했으며 현재 브론키에 생산법인, 바르샤바에 판매법인과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전제품 생산을 시작한 브론키 생산법인은 현재 냉장고, 세탁기를 양산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의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매년 명절 연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현장 경영을 이어왔다. 지난 설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점검한 바 있다. 이어 19일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양국의 민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