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兆 몰린 삼성증권 회사채… 시장 ‘안전성’ 인정

3000억 모집에 2조4000억원 몰려
0.1~0.11%포인트 언더발행 성공
우수한 수익성·재무 안정성 평가

손강훈 기자|2024/09/18 17:51
삼성증권의 무보증 사채 발행(AA+)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목표 대비 8배나 달하는 투자수요가 발생해 증액에 성공했으며, 최근 발행된 증권채 중 유일하게 언더발행(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낮게 결정)됐다.

삼성증권의 우수한 수익성과 탄탄한 재무 건전성 등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51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연간 순이익 1조원 돌파 기대감을 키웠고, 우발부채 등을 꾸준히 줄이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도 축소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채권발행으로 조달비용을 줄이면서 차입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게 됐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30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결과 2조40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5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이 확정됐다. 당초 2000억원 발행이 목표였던 3년물은 2600억원, 1000억원 발행이 목표였던 5년물은 2400억원이 발행된다.

언더발행에도 성공했다. 3년물 발행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0.11%포인트가, 5년물은 0.1%포인트 낮게 결정됐다. 3년물은 3.333%, 5년물은 3.398%로 확정해, 조달비용을 낮췄다.

최근 발행된 증권채 중 유일한 언더발행이다. 지난달 3000억원 조달에 나선 KB증권(AA+)은 5000억원으로 증액에는 성공했지만, 발행금리는 2년물 0.1%포인트, 3년물 0.06%포인트 가산돼 오버발행됐다.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키움증권(AA-) 또한 3000억원으로 증액했으나, 발행금리는 2년물 0.09%포인트, 3년물 0.05%포인트 더해져 발행됐다.

이는 시장에서 삼성증권의 '안정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리테일 강점을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511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에만 5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연간 1조원 돌파 기대감을 키웠다.

여기에 부동산PF 리스크에도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증권 우발부채 규모는 6월 말 기준 1조3483억원으로 작년 말(1조9011억원) 대비 29.1% 줄였다. 대출에 적용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이 완화돼 직접대출 형태로 전환된 효과와 신규 보증 공급 제한 등이 반영된 덕분이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2022년엔 50%가 넘었지만, 올해 6월 말에는 20.4%까지 낮추며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중이다.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3조1000억원으로, 규모는 대형사 중에서 큰 편이다. 하지만 그동안 부동산부문에서 선별적 인수를 실시해, 수도권 및 주택 투자 비중이 높고 해외투자 규모가 작아 실질 손실 우려를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한 수익성과 안정적인 재무 안정성이 삼성증권 증권채에 대한 투자수요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3% 초반대에 낮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차입구조 장기화와 저금리 차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삼성증권은 이번 증권채로 조달한 자금을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 상환에 활용한다고 밝혔는데, 전단채와 CP 금리는 3.55~4.6%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