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노조도 일어섰다…“적대적·악의적 공개매수 철회 촉구”

19일 광화문 MBK본사서 시위 시작

김한슬 기자|2024/09/19 09:19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19일 서울 광화문 MBK본사 앞에서 공개매수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한슬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두고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악의적, 약탈적 공개매수 철회를 촉구한다"며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19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고려아연 노조 70여명은 전날 울산에서 상경해 이날부터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MBK 자본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2000명의 고려아연 근로자는 MBK파트너스에 경고한다.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우리의 일자리와 생계는 당신들의 돈벌이 수단이 아님을 명심하고,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며 건실한 기업들을 망가뜨리고 소속된 근로자와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MBK파트너스는 오직 자신의 탐욕스러운 배를 더 많은 돈으로 채우기 원하는 약탈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또 "MBK파트너스는 이미 과거의 행태를 통해서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 나아가 국가 산업의 경쟁력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보여줬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제고를 핑계 삼아 회사를 장악한 뒤 인력 감축, 투자 축소, 배당 이익 극대화, 그리고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그야말로 국민의 삶을 좀먹고 국가의 자산을 팔아먹는 매국 자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MBK에 즉각적인 공개매수 철회를 선언할 것, 고려아연 노동자와 그 가정의 생존권 위협을 즉각 중단할 것, 정부는 국가기간산업의 핵심이 해외자본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는 이번 공개매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 등 요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지방자지단체와 정치권에서도 MBK의 공개매수를 두고 반대하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고려하면 인수 후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울산의 산업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