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범죄 조직 사용 비밀 통신 앱 ‘고스트’ 개발자는 한국계 호주인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기자|2024/09/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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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18일(현지시간) "고스트는 지하 범죄 세계만을 위해 구축된 암호화된 플랫폼"이라며 "호주에 거주하는 사람이 글로벌 범죄 플랫폼의 주모자이자 관리자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고스트는 특수하게 개조된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2017년 호주와 유럽 수사기관들에 의해 그 존재가 처음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스웨덴, 아일랜드, 캐나다, 이탈리아, 중동, 호주 그리고 한국 범죄 조직에 약 600개가 판매됐으며, 호주에서는 376개가 사용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스트의 암호화 방법이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의 '비밀 채팅'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샤피아바디 호주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고스트가 어떤 암호화 프로토콜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암호화했다"며 "고스트 개발자는 이보다 더 엄격한 수준의 추가 보안을 구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의 비밀 채팅 기능은 시간 내에 메시지를 자동으로 파괴하거나 수신자가 메시지의 스냅숏을 찍으면 발신자에게 알리는 기능을 통해 보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수사는 국제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 유럽연합(EU)은 고스트 수사를 위해 유로폴에 전담 수사기관을 설치했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 캐나다, 스웨덴, 네덜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경찰도 수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연방경찰은 고스트에 침투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통해 이 앱 관리자가 배포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파일을 해킹했으며, 이를 통해 범죄 조직이 사용 중이었던 모든 기기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수사 당국은 이 남성이 고작 23세였던 2015년 이 앱을 처음 출시했다면서, 낮에는 부모가 운영하는 청소업체에서 일했지만 밤에는 글로벌 범죄 조직 플랫폼의 최고 관리자로 활동하면서, 고스트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자가 현재까지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각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 조직 지원 혐의와 10만 달러 미만의 범죄 혐의 거래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