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잇따른 자국민 대상 테러에 현지 일본인사회 충격 확산

외출 자제 분위기…"어쩔 수 없이 나갈 땐 일본어로 말하지 말라"

주성식 기자|2024/09/19 15:43
지난 18일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일본인 초등학생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일본인학교 주변 모습. /NHK 뉴스화면 캡처
중국에서 거주하는 일본인을 노린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현지 일본인사회가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공영 NHK는 19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일본인학교 근처에서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괴한에 의해 일본인 초등학생(10)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현지 일본인사회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 학생은 전날 오전 등교 도중 학교 교문에서 약 200m 떨어진 장소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건 발생 후 하루 만인 이날 새벽 사망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현지인에게 피습당한 것은 지난 6월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중국인 남성이 하교하는 자녀를 맞으러 나간 일본인 모자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3개월 만이다.
3개월 전인 지난 6월에도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자녀의 하교시간에 맞춰 나갔던 일본인 모자 등 3명에게 중국인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각 지역 일본인학교를 중심으로 경비 체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유사한 피습 사건이 발생한 만큼 현지 거주 일본인들이 느끼는 충격의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도 이날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하고 어쩔 수 없이 바깥에 나갔을 때에는 일본어로 대화하지 않도록 가족에게 주의시키고 있다"는 대기업 주재원 사례를 통해 잇따른 피습 사건 발생 후 크게 위축된 현지 일본인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은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관계 당국에 사건의 진상조사와 현지에 거주 중인 일본인 보호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현지에 진출한 자국 기업에게도 가족과 함께 부임한 직원에 대한 안전대책을 회사 차원에서 마련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극히 비열한 범행으로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현 시점에서 예단을 갖고 말하는 것은 삼가겠지만, 우선 중국 측에 사실 관계 설명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며 "일본인의 안전 확보와 재발 방지를 중국 측에 요구하면서 일본 정부로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