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뺑뺑이 도는 한동훈

전공의 "소통한 적 없어" 직격

박영훈 기자|2024/09/19 17:0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서울 종로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연일 의료계 입장을 경청하며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의정갈등에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들과의 대화를 둘러싸고 진실 공방에 빠지는 등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한 대표는 19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휴 기간에 (의료계) 인사 다수와 일대일로 만나 대화를 나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한 대표가 자신과 지속적으로 소통 중이라는 주장을 공식 부인하며 선을 긋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이 지난 13일 "한 대표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박 위원장과 줄곧 소통해 오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당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당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언론에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했다"며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 대표와 소통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 다시 한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료계 간 소통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전날 "전공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의료계 단체 주요 인사들과 만나 간접적으로 어려움을 청취했다"는 주장했으나, 이와 달리 전공의 대표가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직격해서다. 정치권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협상을 이끌더라도, '후배 의사'를 설득하지 못하면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의료계는 한 대표의 행보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전공의들이 요지부동인 탓에 다른 의사단체들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결국 해결의 키를 가진 곳은 전공의 단체"라며 "한 대표가 단체를 설득하더라도, 해결의 키를 가진 전공의, 의대생 등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주장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동훈 대표도 언론에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은 완전히 다르다. 대화와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고 이용해 먹을까 생각에 골몰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당에 책임을 부각했다. 여야를 비롯해 협의체에 참여할 각 주체들의 입장이 조율되지 않으면, 의정 갈등 국면을 벗어날 돌파구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