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자연 자본의 손실 위기 온다···기업의 대응 전략은?”

자연 자본 손실 시, 농업·임업·어업·식음료·건설업 순으로 영향 받아
자본 시장도 노출…”기업은 기후변화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남미경 기자|2024/09/23 11:09
/삼일PwC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연 자원과 생태계를 포괄하는 자연 자본이 손실되고 생물다양성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은 농업, 임업, 어업 및 양식업, 식음료 및 담배, 건설 순으로 나타났다. 자연 자본은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주요 증권거래소 19곳 가운데 9번째로 자연 자본 손실 위험에 크게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삼일PwC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자연 자본 손실과 생물다양성 위기 현황과 기업 준비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삼일PwC 지속가능성 플랫폼이 기획한 '자연 자본 및 생물다양성 이슈 시리즈'의 첫 번째 보고서다.

보고서는 △자연 자본과 생물다양성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네이처 포지티브의 이해 △글로벌 자연 자본 및 생물다양성 현황 △글로벌 산업과 자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 △기업이 자연 자본과 생물다양성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네이처 포지티브 3단계 접근법 등에 대해 다뤘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산정한 PwC의 2023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인 55%가 자연 자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58조 달러(약 7경 8000조 원)에 달한다.
또한 전 지구가 자연 자본 손실과 생물다양성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30년까지 연간 2조 7000억 달러(약 3600조 원)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 자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에 속한 기업일수록 자연 자본 손실에 의한 재무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먼저 생물다양성 손실을 비롯한 자연 자본 감소가 글로벌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산업이 자연 자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의존도는 △농업 △임업 △어업 및 양식업 △식음료 및 담배 △건설업 순으로 높았다.

또한 해당 산업을 직접 운영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의 100%가 자연 자본에 의존하며, 이들 산업의 공급망에서도 최소 50%가 자연 자본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5개 산업은 총 13조 달러(약 1경 7500조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이는 전 세계 총 생산량(GDP)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건설업은 직접 운영을 통해 6조 5000억 달러(약 8700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자연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가장 주목해야 할 산업으로 꼽혔다.

자연 자본의 손실은 글로벌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약 45조 달러(약 6경 300조 원)가 자연 자본 손실에 의한 위험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 증권거래소 19곳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 절반 이상에 해당된다. 특히 거래소 19곳 가운데 대만증권거래소(TWSE)가 자연 자본 손실에 의한 위험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으며, 한국거래소는 9번째로 자연 자본 손실 위험에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가운데 자연 자본에 중간 또는 높은 수준으로 의존하는 산업들이 전체 시가총액의 71%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통신과 에너지 산업 분야가 두드러졌다.

스티븐 강 삼일PwC 지속가능성 플랫폼 리더는 "자연 자본과 생물다양성 위기가 비즈니스와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관련 규제와 이해관계자의 요구도 강화될 것"이라며 "기후 변화 다음으로 생물다양성 위기가 지목된 만큼 이러한 글로벌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연 친화적 해법을 모색하는 기업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