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할인점이 과소비를 유도하는 10가지 방법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기자|2024/09/25 15:16
호주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이 소비자법에 위배되는 프로모션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혐의로 '상당한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호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가격 할인' 행사 전에 잠시 가격을 부풀려 소비자를 기만한 혐의로 소비자 경쟁위원회로부터 기소된 가운데, 이들이 과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해 온 여러 수단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호주 일간 가디언은 25일 현지 유통업체들이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적 수단을 쓰고 있다며 호주 통신 소비자행동 네트워크가 꼽은 '소비자가 조심해야 할 10가지 마케팅 수단'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가장 많이 쓰는 마케팅 수단은 제품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이었다. 우유, 빵, 달걀과 같이 누구나 필요로 하는 일반 식품을 슈퍼마켓 맨 뒤쪽에 배치해 소비자가 다른 제품을 지나쳐야 목표 제품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빵 한 덩어리만 사야지" 했던 고객은 결국 구매하려고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손을 들고 매장을 떠나게 된다.
계산을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계산대 앞에 정크푸드를 배치해 소지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수법도 소개됐다. 과일, 채소, 생필품 가격을 꼼꼼히 확인한 고객들이 더 비싼 간식을 '죄책감' 없이 선택하도록 만드는 심리적 전술이다. 모든 진열대를 탐험하기보다 슈퍼마켓을 간단히 둘러보는 쇼핑객은 비싸고 이윤이 좋은 상품을 '엔드 캡'으로 알려진 통로 끝 주요 위치에 배치한 업체들의 좋은 표적이 된다.

소비자가 가격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비교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수단도 여러 가지였다. '1+1' 행사처럼 고객이 한 가지 품목만 필요하거나 전혀 필요하지 않을 때 한 품목을 여러 개 구매해 비용을 절약하도록 장려하는 매우 오래된 전술이다. 이외에도 빨래 건조대나 바비큐 장비와 같이 내구성이 있는 제품처럼 일 년 내내 가격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제품을 '계절할인'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마치 할인된 것처럼 오인하게 하기도 한다.

홈 브랜드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해 할인점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위장 홈 브랜드인 팬텀 라벨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가격이 얼마나 특별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누락한 채 아무 맥락 없이 '특별한 가격'이라고 광고하거나 할인 폭의 기준이 되는 가격을 매우 작은 글꼴로 표시하는 수법도 종종 사용된다.

이는 가격은 그대로지만 제품 크기를 줄여 실질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슈링크플레이션 역시 업체들이 즐겨 쓰는 수단이다.

신속하게 구매하지 않으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거짓으로 경고하는 카운트다운 시계를 내세워 소비자가 급하게 서둘러 사게 만드는 수법은 온라인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회원 전용 할인을 내세워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취득해 다른 마케팅에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최근에는 색채 심리학도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다. 초록색은 신선함을 의미하며, 빨간색과 노란색은 할인 혜택을 의미하는 것을 이용해 브랜드 디자인에 이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