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원전 동맹 필요 제기…“러·중 경쟁력 무시 못해”
에너지경제연구원 세미나에서 일부 전문가 주장
체코 수주 이후 과제 산적…경쟁력·공급망 관건
장예림 기자|2024/09/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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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잠실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연례 정책세미나'에서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원전 수출에 있어 미국 등 북미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17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내년 3월 체코와 우리나라는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진흥전략본부장은 "체코 원전 수주는 결코 폄하할 수 없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사실 우리나라 원전의 기초과학 수준은 프랑스, 일본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한 수 밀리고 있으며, 향후 10~20년 이내 우리나라 원전 수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관계를 협업 이상의 동맹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 본부장은 지난 7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ADVANCE Act)'을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1940년대 이후 외국자본 유입을 금지했던 미국이 외국자본을 허용했다. 우리나라가 미국 발전사에 투자를 하거나 최대주주가 되어 미국 내 원전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미국은 국제적으로 정치적, 지정학적 이슈가 없고 산업경쟁력만 있으면 된다. 우리나라 원전 기술 뿌리도 미국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미국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백식 한국원자력산업협회 부회장도 전략적 관계를 구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노 부회장은 "비즈니스 세계는 한쪽의 일방적인 이익을 얻는 것은 없다. 상대국과 상호 윈윈하는 전략적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역시 전략적 협력 필요성과 함께 공급망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건설할 수 있는 최대 기수는 4~5기 정도 수준일 것이다. 지금 중국의 경우 자국 수요가 많다 보니까 수출에 못 나서고 있을 뿐이다. 국제 협력이 필요한 이유"라며 "SMR(소형모듈원전)도 우리 독자적인 i-SMR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급망을 이용해서 파운드리로 나가야할지 등 과제가 산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