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물가 전월比 3% 상승… ‘金배추’ 수급관리 총력

채소류, 전월比 18%↑… "생육부진 영향"
가을배추 조기출하·신선배추 4000t 수입
기술지도·영양제 공급 등 작황관리 집중

정영록 기자|2024/10/02 11:26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업분야 9월 소비자물가지수 및 농축산물 수급동향 브리핑을 열었다. /정영록 기자
9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3% 상승한 가운데 정부가 '금(金)배추' 등 채소류 수급안정을 위해 다각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배추의 경우 가을배추 물량 일부를 조기 출하하고 중국산 신선배추 4000톤(t) 가량을 수입할 계획이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3.2%, 전년 동월 대비 2.2% 각각 상승했다. 해당 분야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정점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채소류의 경우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전월 대비 18.6%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5% 올랐다. 특히 배추·시금치 등 고온에 취약한 품목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컸다.

농식품부는 다가오는 김장철 등을 대비해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수급안정에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박 정책관은 "10월 말까지 출하되는 준고랭지 배추는 8~9월 폭염 탓에 전·평년 대비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을배추 일부 물량을 조기 출하하도록 할 것"이라며 "신선배추도 수입해 부족분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협 계약재배와 출하조절시설을 통해 가을배추 6000t을 이달 중 공급할 예정이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1100t을 직접수입, 외식·김치업체 등 수요자 중심으로 공급한다. 이번 주까지는 총 100t이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다.

민간 수입업자에게 물류비를 일부 지원해 3000t 내외 물량도 추가로 들여온다. 과거 수입과일의 경우 물류비 지원 사례가 있었지만, 배추에 대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달 둘째, 셋째 주 각 200t씩 중국산 신선배추가 들어오고 나머지 넷째, 다섯째 주에 300t씩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중국 현지도 배추 작황이 안 좋아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물류비를 일부 지원하면 수입물량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름 고랭지배추 가격은 정부 대책 추진과 최근 기상여건 개선 등 영향으로 가격이 하향 전환됐다.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고랭지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포기당 9662원으로 전날보다 3.02%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전년 대비 39.2%, 평년 대비 30.0% 비싼 수준이다.

박 정책관은 "김장용 가을배추는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2.7% 감소할 전망"이라며 "면적보다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인 '단수'가 영향이 큰 만큼 앞으로 작황 관리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농식품부는 산지전문가·농촌진흥청·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 생육관리협의체를 본격 가동해 현장기술지도를 강화하고 작황도 실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가을배추 생육 촉진 및 병해충 예방을 위해 기존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중심으로 할인 공급하던 영양제와 약제를 산지 유통인, 농업인이 재배하는 물량까지 확대 공급할 방침이다.

박 정책관은 "가을배추 모종을 밭에 옮겨심는 정식 기간 동안 고온이 지속돼 예년보다 1주일 정도 심는 시기가 늦어졌다"며 "일부는 고사 피해가 발생해 피해묘를 뽑아내고 다시 심은 보식 사례가 있어 김장시기는 예년보다 1~2주 늦추는 것이 현명한 소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사과·배 등 과실류와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기록했다.

박 정책관은 "지난해 생산량 감소로 높은 가격을 유지했던 사과·배 등 과실류는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한 작황 점검과 현장기술지도 등으로 생산량이 증가했고 재해 피해도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를 보면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6.9% 각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은 모든 축종의 공급이 원활한 가운데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0.6% 올랐다. 가공식품과 외식은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6%, 2.6% 상승했다.

박 정책관은 "이달 초중순부터는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상추·깻잎·오이 등 채소류 공급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김장철 등 농산물 소비 성수기에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