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영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 선두, 생애 첫 우승 조준

3언더파 69타로 윤이나, 김민별에 한타 앞선 1위
2017년 데뷔 이후 첫 우승 기회
선수들 러프와 사투, 코스 세팅 논란도

이장원 기자|2024/10/03 17:20
박도영이 3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GC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3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 KLPGA 제공
박도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 생애 첫 우승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뗐다.

박도영은 3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이날 보기 3개를 범하는 다소 기복있는 경기 속에서도 버디 6개를 쓸어담으며 선두로 나섰다.

쾌조의 출발을 보인 박도영은 프로 첫 승을 노려볼 기회를 맞았다. 2017년 KLPGA에 입회한 박도영은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을 포함해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우승은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올 시즌 22개 대회에서 컷 통과 11번, 컷 탈락 11번으로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이날 많은 선수들이 코스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선전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을 겨냥하게 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7위에 오른 박도영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대한 좋은 기억도 이어갔다.
이날 박도영은 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4번 홀과 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8번 홀부터 10번 홀까지는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박도영은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버디 기회를 놓치는 아쉬움 속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하면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박도영은 "드라이버가 지난 주부터 잘 맞아서 페어웨이를 지켰고, 버디 기회가 많았다"며 "시즌 중간에 크게 아파서 컨디션이 올라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퍼트를 잘 마무리하면 좋은 성적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도영에 이어 김민별과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윤이나가 한 타 뒤진 2언더파 70타로 공동 2위를 형성했다. 뒤를 이어 다승 공동선두 박현경이 1언더파를 치며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러프와 사투를 벌이면서 코스 세팅에 대한 논란이 제기 되기도 했다. 선수들이 러프에서 공을 칠 때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거나 몇 미터 밖에 전진하지 못하는 장면이 속속 연출됐다. 박도영도 "러프가 많이 길어서 조금 힘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실제로 쳐보니 러프로 공이 가면 그냥 레이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블루헤런 골프클럽 러프가 길이가 짧은 곳이 10㎝가 넘고 많은 곳이 15∼2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긴 러프 길이 때문에 선수들이 고전이 이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여자 프로 선수는 러프 길이가 6㎝이면 0.5타를, 8㎝를 넘으면 1타를 손해 보는 것으로 보는데 블루헤런 골프클럽 러프는 이 길이를 훌쩍 넘긴 셈이다.

이와 같은 코스 조성에는 주최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하이트진로는 이번 대회가 메이저대회인 점을 고려해 KLPGA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세팅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그린이 더 단단해지고 빨라지면 선수들의 어려움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KLPGA투어 경기위원회는 공정한 경쟁과 코스 변별력을 보장하고 선수 부상을 방지를 위해 러프 길이를 8㎝ 이하로 깎자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