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더본코리아… 이달 22곳 상장 나서

올해 최대규모 IPO에 활력 기대
높은 공모가 흥행 걸림돌 우려도

남미경 기자|2024/10/06 17:59
이달 올해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이 예고된 가운데, 모처럼 열리는 '큰 장'이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에 활력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하반기 기대주로 꼽히는 '케이뱅크'와 '더본코리아'가 증시 반전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상반기 대비 IPO투자 열기가 식은 상황에서 청약 일정까지 겹친 만큼, 자금 분산으로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중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22곳에 달한다. 특히 이달 하순에는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와 더본코리아 등도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올해 최대 규모의 IPO 공모가 이달에 이뤄지는 셈이다.
시장은 특히 케이뱅크의 흥행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몸값 5조에 달하는 케이뱅크가 흥행에 성공하면,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돼 주춤했던 코스피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이달 30일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공모가 선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21일과 22일에는 일반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원에서 5조원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6% 급증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 관심도 적지 않아 보인다. 반면 흥행과 관련해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점이 거론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과 제휴계약을 맺은 NH농협은행, 코인원과 계약한 카카오뱅크의 고객 예치금 비중이 각각 0.3%에 불과하지만,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업비트 고객 예치금의 비율이 20.7%에 육박했다.

높은 공모가도 걸림돌이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범위는 9500원에서 1만2000원이다. PBR은 1.69~2.13배로 비교은행인 카카오뱅크(1.62배)보다 높아 기업가치가 비교적 높게 산정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투자자로서는 위험성이 따른다"며 "공모 가격이 하단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도 관심사다. 업계는 백 대표의 화제성과 함께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역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어 흥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본코리아는 이달 28일부터 29일까지 일반 청약을 거쳐 11월 내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4050억원이다.

다만, 프랜차이즈 비즈니스가 가맹점주와 갈등이 잦고 내수의 영향을 많이 받아 투자심리 확보가 쉽지 않은 점은 변수다.

여기에 최근 사그라든 공모주 투자 열기도 부담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모든 공모주의 최종 공모가가 희망밴드를 상회하는 등 시장의 인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상장일 이후 주가 하락으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모주 투자 신중론'이 굳어진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빽빽한 공모 일정이 되레 투심을 얼어붙게 해 증시 부양에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청약일 중복은 한정되어 있는 투자자금을 분산시키고 이는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져 주가 상승을 저해할 수 있어서다. 또 기대주에 대한 '자금 블랙홀' 현상이 일어나 나머지 종목들은 소외될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주문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납입해야 하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금이 분산돼 상장일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청약일 중복은 IPO 시장에서 악재로 인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