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트롤’ 다시 안은 두산…잠재력 키워 커지는 북미시장 바라본다

모트롤과 수직적 결합 시너지 전망
멕시코에 2026년 공장 준공 예정
북미시장 조준…생산능력 확대 기대

김아련 기자|2024/10/08 06:00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과 주요 인사들이 지난 6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두산밥캣 신공장 착공식에서 시삽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두산밥캣
두산그룹이 3년 전 매각했던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을 다시 인수하면서 북미시장 강화에 본격 나선다. 업계에서는 최근 북미 시장 소형 건설장비 수요 증가로 실적 성장세이 뚜렷한 가운데 이를 이어가기 위한 결정으로 내다봤다.

7일 두산밥캣에 따르면 '모트롤'의 지분 100%를 2421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 1974년 설립된 모트롤은 우리나라 최초로 유압기기 개발을 시작한 업체다. 경상남도 창원과 중국 장쑤성 장인 공장에서 건설장비용 유압 모터와 펌프, 메인 콘트롤 밸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완전 전동화에 대비해 전기적으로 장비를 구동하고 제어하는 'E-드라이브' 기술도 개발 중이다.

두산밥캣은 "건설장비를 비롯한 산업용 장비의 핵심인 유압 기술 보유 기업 모트롤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 및 기술과 모트롤의 수직적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외부 물량 확대로 외형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모트롤은 지난해 매출 약 2500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모트롤 인수 마무리 후 실적은 올해 4분기 이후부터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트롤의 유압 부품이 소형 굴삭기에도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두산밥캣의 소형 건설기계 제품 내 모트롤 부품의 납품 비중 증가로 수직적 결합 시너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또한 기존 주력 제품이던 굴삭기용 부품에서 추가로 로더, 산업차량 등으로 제품 적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매출과 이익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모트롤을 적극 내세워 북미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모트롤은 3년 전 매각 후에도 두산밥캣과 거래를 지속해오며 미국향 판매를 해왔는데 향후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두산밥캣은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멕시코 몬테레이 지역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6만5000㎡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에서 두산밥캣은 스테디셀러인 'M-시리즈' 소형 로더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멕시코 신공장이 가동되면 두산밥캣의 북미 시장 로더 제품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약 20%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멕시코 몬테레이 소형 로더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멕시코 신공장은 최대 수요처인 북미 시장을 포함해 두산밥캣 제품에 대해 증가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며 두산밥캣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두산밥캣은 모트롤 인수 이후에도 북미 등 선진 시장에서 비유기적인 성장을 위한 추가 M&A(인수합병)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후에도 자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금액이 두산밥캣의 재무 여력에 비해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며 "지난 1년간 회사의 순현금은 약 8000억원 증가하며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