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밀양 출신 작곡가 노래비·흉상 아리랑대공원 건립, 사회적 합의가 먼저다.
오성환 기자|2024/10/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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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에 따르면 전국밀양향우연합회와 지역향우회 단체가 밀양아리랑대공원 내 5000만원을 들여 밀양 출신 작곡가 J씨의 흉상과 노래비를 자연석 또는 화강 조형석으로 건립하고 오는 12월 12일 오후 3시 제막식 행사를 한다. 이어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 밀양여성합창단&밀마루 합창단 합동 기념공연을 갖는다고 한다.
J작곡가의 흉상과 노래비 제막 건립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금시초문 이라며 "아무리 유명하고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한 뛰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공공의 장소인 밀양아리랑대공원에 동상을 세우는 일은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J작곡가의 노래비 건립은 지난 4월 밀양시청 소회의실에서 가진 전국향우연합회 2024년 임원회 의결을 거쳐 밀양시와 협의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안병구 시장 재임 전부터 진행돼 왔던 것으로 안 시장과는 무관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안 시장의 불통을 지적하고 있다.
J작곡가는 밀양 내일동 출신으로 1967년 가수 이영숙의 아카시아의 이별을 작곡하며 대중음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까지 가요계 입문 57년 동안 2000여 곡을 작사· 작곡했다.
그는 미워미워미워·허공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겨 폭팔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대중가요 성장에 큰 획을 그었으며, 대한민국 대중 문화예술의 격을 높인 한국 대중음악 최고의 거장으로 칭송받고 있다.
특히 밀양시가를 작사· 작곡하고 밀양아리랑가요제 신설 과 대중화에 큰 역할 한 주역으로 지역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상 건립은 재고돼야 한다. 동상은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 인물의 업적에 대해 역사적 평가가 매듭지어진 후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
최근에는 살아 있는 사람의 동상을 세우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J작곡자의 공적이 지대해 공공의 장소인 밀양시민이 즐기는 밀양을 대표하는 아리랑대공원에 동상을 세우려면 먼저 시민 합의라는 선결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