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미래 에너지·디지털… 새 혁신 도전나선 현대차그룹

난양이공대와 신에너지 부문 MOU
기술청 더해 3자 기업연구소 설립도
정의선 "HMGICS, 대표 협력 사례"

김정규 기자|2024/10/09 17:4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혁신 거점으로 공 들이고 있는 싱가포르와 '디지털'을 비롯해 수소 등 '미래 에너지'까지 전방위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연구개발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손 잡은 현대차·난양이공대… 수소 R&D 최적 글로벌 '테스트베드'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한국-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난양이공대학과 신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은 전세계 공과대학 순위에서 14위(아시아 2위)에 오른 연구 중심 대학교로, 양측은 수소 등 신에너지 분야에서 싱가포르에 적합한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실시한다.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싱가포르에서의 수소 공동연구 개발은 최선의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발전전력의 94% 를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만큼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연구의 글로벌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순환형 수소를 통한 발전, 수소전기차를 통한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2035년까지 천연가스 비중을 50%로 낮춘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 목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현대차그룹의 연구 개발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대학·기업 '공동연구소' 세워 AI·로보틱스 함께 연구

이날 현대차그룹은 신에너지 부문 MOU 외에도 난양이공대학과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 '3자 기업 연구소' 설립을 위한 조인식을 열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HMGICS를 통해 이들 기관과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는데, 11개월 만에 성과를 낸 것이다.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혁신제조 기술로 구체화됐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자리잡은 현대차그룹 글로벌 연구 개발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조직으로 연구기관 18개·연구진 6000여 명을 두고 있고, 산하 첨단제조기술개발센터(ARTC)는 기술 상용화 분야에도 특화돼 있다.

이들 3개 기관은 물리적으로도 거리가 가까워 인적·물적 교류가 원활해 다양한 연구 개발 시너지를 이뤄내기 용이하다.

박현성 HMGICS 상무는 "혁신제조 분야에서 싱가포르 인재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HMGICS, 韓·싱가포르 협력 대표사례… 미래 함께"

이같이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와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향후 연구개발 거점으로서의 HMGICS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 기업을 대표해 환영사를 통해 "양국은 제조, 정보통신기술(ICT), 항공우주, 스마트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해왔다"며 "'디지털'과 '미래에너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HMGICS에 대해 언급하며 "HMGICS는 한국의 혁신적 제조 기술력과 싱가포르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이 결합된 대표적 협력 사례"라며 "양국은 '디지털 전환'과 '미래 에너지' 영역에서 지혜를 모아 다시 한번 혁신의 이정표를 세우고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