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HD현대중공업, 노조 또다시 파업…조선 호황에 생산차질 우려

조선노연 5개 조선사 부분파업 돌입
사측 "생산차질 현실화하면 악영향"

김아련 기자|2024/10/10 16:46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HD현대
올 들어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기) 흐름을 탄 가운데 노조 파업 등으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수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HD현대 조선3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서 생산 차질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대우조선, 케이조선 등 조선노연에 속한 5개 조선사가 오후 1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울산본사에서 조선업계 노동자들의 연대파업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는 집회를 벌였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8일 이달 들어 첫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4월 말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영업이익 분모 7.5%→5%), 근속수당 지급 변경(근속 1년에 1만원 인상) 등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기본급 인상에는 호봉승급분 3만5000원이 제외돼 있다.

사측의 2차 제시안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으로 기존 제시안에 비해 기본급 인상폭을 2만500원 높이고, 상품권 30만원을 추가했지만 노조는 거부한 상태다.

교섭이 2주째 중단되면서 파업 장기화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하반기에도 다양한 선종에 걸쳐 연일 수주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3조 6832억원이다. 수주한 12척의 컨테이너선은 울산 HD현대중공업과 전남 영암 HD현대삼호에서 6척씩 건조해 2028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통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제적인 무역량 증가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해상 물동량이 많아지며 컨테이너 운임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사측은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 연말 성과금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수록 어렵게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공정은 물론 매출 차질마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에 설비투자 등이 반영되는 만큼 임금인상에 반영되는 경영실적은 매출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조선 3사 중 매출액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당 매출액은 동종사 대비 못하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영업이익률과 인당 매출액 모두 동종사 대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사기를 고려해 동종사 최고 수준의 기본급 인상안을 내놓게 된 것"이라며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는 고용 및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입장을 밝혔다.